맨유 패배 자초한 아모림···결승전 4대 실수

아모림, 전술·선수 기용 모두 뒷북 브루노 활용 실패, 마이누 외면 팬들 “교체 타이밍이 문제였다”

2025-05-22     김현우 기자
후벤 아모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 /기브미스포츠(givemesport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유는 토트넘 홋스퍼에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전반 43분, 토트넘의 브레넌 존슨이 터뜨린 결승골이 승부를 갈랐다.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주장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10여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반면 맨유는 올 시즌 무관으로 마감하며 팬들의 실망을 샀다. 특히 경기 후 루벤 아모림 감독의 전술적 판단에 대해 현지 팬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스포츠 매체 '기브미스포츠'의 분석을 종합해 주요 패인으로 지목된 아모림 감독의 4가지 결정적 실수를 정리했다.

맨유의 레니 요로(왼쪽)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1. 요로의 '포지션 미스매치'…수비 불안 자초

아모림 감독은 이날 레니 요로를 스리백의 오른쪽, 루크 쇼를 왼쪽 수비수로 배치했다. 쇼는 부상 복귀 후 여전히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요로는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에서 벗어나 다소 어색한 플레이를 펼쳤다. 현지 팬들도 SNS에서 "쇼가 선발로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 "요로가 왼쪽에 있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맨유의 페르난데스 /로이터

2.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딥 라인'에 배치

맨유의 에이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시즌 내내 공격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아모림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중앙 깊은 위치에 배치하고 메이슨 마운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이로 인해 맨유는 전방에서의 창의성이 급감했다. 팬들은 "브루노를 후방으로 내리는 감독은 자격 없다"고 분노를 표했다.

맨유의 가르나쵸 /게티이미지뱅크

3. 교체 타이밍의 실패…'71분 첫 교체'는 너무 늦었다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한 전술적 조정도 늦었다는 지적이다. 맨유는 전반 종료 직전 실점한 뒤 후반 내내 반전을 꾀했지만 아모림 감독은 71분이 되어서야 첫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르나초와 지르크지를 투입한 뒤 팀 분위기는 살아났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팬들은 "교체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고 입을 모았다.

맨유의 코비 마이누 /연합뉴스=AFP

4. 코비 마이누의 벤치 대기…'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이번 시즌 맨유 유소년 출신으로 돌풍을 일으킨 코비 마이누는 이날 대부분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다. 유로파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젊고 패기 있는 에너지가 필요했지만 아모림 감독은 마이누를 경기 막판에야 투입했다. 이미 경기는 기울어 있었고 마이누가 반전을 만들기엔 늦은 시간이었다.

한편 토트넘은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확보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팬들과 함께한 우승이라 더 뜻깊다”고 했다.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토트넘 훗스퍼 SNS 캡쳐

반면, 맨유는 감독의 전술적 리더십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해 보인다. 유럽 무대 복귀를 노렸던 야심은 물거품이 됐고 아모림 감독에 대한 평가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