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분기 가계빚 1929조 역대 최대···주담대 늘고 신용대출 줄었다

1분기 판매신용 계절효과로 감소 상호금융·저축銀 가계빚 311.3조

2025-05-20     박소연 기자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년 1/4분기 가계신용(잠정) 설명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윤석규 금융통계팀 조사역, 김민수 금융통계팀장, 배지현 금융통계팀 과장 /한국은행

국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1928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증가폭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줄어들며 소비심리와 대출행태에 변화가 감지됐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단기적 대출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하반기에는 각종 규제로 인해 대출 증가세가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말(1925조9000억 원)보다 2조8000억 원 늘어난 1928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포함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가계신용 중 대출만 놓고 보면 1분기 말 잔액은 1810조3천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4조7000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1133조5000억 원)이 9조7000억 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676조7000억원)은 4조9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14분기 연속 감소세다. 대출자들이 연초 상여금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신용(118조5000억원)은 1조9000억원 감소해 계절적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소비 증가로 카드 사용액이 늘고 1분기에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금융기관별 대출 동향을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974조5000억원으로 석 달 새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11조5000억원 늘었고 기타대출은 3조1000억원 줄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의 가계대출은 311조3000억원으로 1조원 증가했다. 전 분기(6조원)에 비해 증가폭은 크게 줄었다. 기타 금융기관(보험사, 증권사 등)의 가계대출은 524조5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감소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 전망과 관련해 "2∼3월 늘어난 주택 거래가 1∼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5∼6월 주택담보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하반기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부채 비율과 관련해 그는 "분모인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분자인 1분기 가계신용이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한 것으로 미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추세가 지속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금융 완화 기조는 가계대출이나 부동산의 불안 요인인 만큼 한은과 금융 당국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