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끝낸다더니"···트럼프, 푸틴 2시간 설득에도 '휴전 실패'

러시아·우크라 휴전 '이견만 재확인' 美 진정성 없으면 전쟁서 손 땔 수도 러시아, 추가 영토 조건 제시로 결렬 EU 즉각 휴전 불응 시 추가 제재 검토

2025-05-20     김성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시간 넘게 전화 통화를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30일 즉각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시간 넘게 전화 통화를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30일 즉각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매우 훌륭한 통화였다"고 밝히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즉시 휴전과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미국과 대규모 무역을 원하고 있으며 이에 동의한다"면서도 "진전이 없으면 물러설 것이고 그들은 다시 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우 의미 있고 솔직한 대화였다"며 "우리는 평화 협정 초안 작업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즉각적인 휴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 측이 요구하는 전제 조건에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서방의 군사 지원 차단,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 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휴전 자체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면적인 휴전과 직접 협상에 열려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비현실적인 요구를 고수한다면 이는 전쟁을 장기화하겠다는 뜻이며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병합을 주장하는 지역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3년 만에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가진 직후 이뤄졌다. 하지만 러시아가 추가 영토를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회담은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경제적 유인책을 시사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에게 전쟁을 끝낼 진정성이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미국이 이 전쟁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 소장 이반 티모페예프는 엔피알(NPR)과의 인터뷰에서 "제재가 피해를 주고는 있지만 러시아의 거시경제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라며 "러시아군은 느리지만 전장에서 진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1년 뒤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입장 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체면을 구긴 상태다. NYT는 "압박과 유인책을 병행해 전쟁 종식을 시도해왔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 주요 정상들과도 통화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과 함께 러시아에 조건 없는 휴전을 요구하고 있으며 불응 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