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구 발전 위해 다른 당도 뽑자" 제안···'보수 심장'서 나온 "재매이가 남이가"

지역 정체 원인은 선거 경쟁 부재 무조건적 지지 대신 새로운 도전 실용주의·통합 노선 활용해 유세

2025-05-13     김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대선 선거 운동 둘째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를 찾았다. 그는 특정 당만 계속 지지하면 지역이 발전하지 않는다며 대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뽑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3일 대구 동성로에 있는 대구백화점 중앙 무대는 이 후보를 기다리는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대표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기도 했다. 그들은 사회로 등장한 안귀령 대변인을 크게 응원한 것은 물론 사전 축하공연 때도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윽고 오후 2시쯤 이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커다란 환호성이 동성로를 채웠다.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인 TK 지역이지만 이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모여 큰 소리로 그를 응원했다.

이 후보도 이에 응답해 "진짜 대구 맞아예? 모인 열분 보니까 옛날에 대구 같지가 않다"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대구가 디비진(뒤집힌) 거 같다. 많은 분이 함께해줘서 감사드린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있었던 경북 구미 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저도 경북 안동 출신인데 왜 재매이한테는 '우리가 남이가'라고 해주지 않냐"라며 농담도 던졌다. 지지자들은 각각 '재매이가', '남이가!'라고 써진 팻말도 들고 왔다.

지지자들이 선거 유세 현장에서 각각 '재매이가', '남이가!'라고 써진 팻말을 들고 있다. /김민 기자

이 후보는 이번 유세에서 지역이나 이념에 얽매이지 말자면서 '실용주의'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작전을 펼쳤다. 그는 그동안 TK에서 보수 정당 정치인들이 계속 당선되며 선거 경쟁이 없어 지역 발전이 정체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유세 내용은 이번 대선에서 강조하는 '통합·경제' 노선을 활용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정규재 주필의 말을 인용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호남 광주는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선택을 하지만 영남 대구 등은 정치가 결정하면 이를 아무 소리 없이 따른다. 이게 결정적 차이다"라고 정 주필이 한 말을 전했다.

이어 "저는 호남이 진짜 두렵다. 이번 담양 군수 보궐선거에서 제가 직접 찾아가 부탁했지만 졌다"라며 "그런데 영남은 그렇지 않더라. 공천하면 100% 찍어준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은 권력·지위 유지가 최고의 목표"라며 "공천만 받으면 100% 찍어주는데 정치인이 어떤 선택을 하겠냐"라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특정 당 지지가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는 대구와 서울권 역시 비교하며 "수도권은 누가 뭘 좀 잘못하거나 동네 인심을 잃으면 떨어진다. 붙어도 2~3%, 3~4% 차이로 붙는다"라며 "이 동네 국회의원이 고개 숙이고 자세 낮추는 거 봤냐"라고 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좀 바꿔서 써봐라. 신상도 많으니 써 봐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 후보가 13일 대구 동성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 번만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 기자

이 후보는 "여러분 삶을 개선하고 여러분의 미래를 개척하고 여러분 자녀들의 인생을 책임질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드는 쓸모 있는 도구로 저 이재명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번만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에 이 후보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연설은 "함께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이 후보의 말에 지지자들이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마무리됐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 대구, 포항, 울산 등 보수가 강세인 영남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오는 14일에도 영남권인 부산에서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이날 대구를 방문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