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무산·정규재도 위태···이재명 캠프 문턱 넘지 못한 두 사람
李 후보 영입 의사 있었지만 내부선 반대 세월호·이태원 참사 발언, 지지층과 충돌 공개가 아닌 비선 라인 통한 접촉의 한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캠프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 성향 인사들의 영입을 시도했으나 핵심 지지층과 내부 인사의 반발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최근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의 선대위 합류 무산에 이어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진영 축출 작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보도에 따르면 이병태 전 교수는 선거대책위원회 측과 영입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합류에는 실패했다. 이 대표 측은 영입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지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등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교수의 과거 언행이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 △친일은 정상 발언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통사고’ 표현 등은 당의 정서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지목됐다.
이 전 교수의 캠프 합류 시도는 최근 중도·보수 성향 인사의 잇따른 이재명 지지 선언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았지만 민주당 내부의 강한 정서적 반감이라는 현실 앞에서 좌절된 셈이다.
이런 이유로 정규재 전 주필의 처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직후 유튜브 방송에서 해당 사건을 “사고일 뿐”이라고 표현하며 정부 책임론에 선을 그은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방송에서는 ‘마약 골목’, ‘술 취한 미군’ 등의 표현도 사용됐다.
정규재 전 주필의 이 같은 발언은 이재명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좌파 진영과는 명백한 충돌 지점을 드러낸다.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정권 책임론의 상징적 사건인데 정 전 주필의 발언은 이를 희석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주필은 그간 이재명 지지를 공개 선언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정서적 괴리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그 역시 ‘캠프 외곽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핵심 관계자는 "조갑제, 정규재, 이병태 그룹과 이재명 대표와의 가교 역할을 해온 것은 비선 라인이라 노출될 경우 정무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결국 양 진영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