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로봇 '눈' 만든다···보스턴 다이내믹스 손잡고 '미래 동행'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탑재 비전 센싱 시스템, 악천후 환경서 정밀 인식 현대차그룹과 협력 교차 협업 가능성 주목 "로봇 부품 시장서 고객 가치 지속 창출할 것"

2025-05-12     김성하 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

LG이노텍이 글로벌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손잡고 로봇용 부품 사업에 본격 나선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에 탑재될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한다.

12일 LG이노텍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의 시각 인식 부품인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차세대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에 탑재될 비전 센싱 모듈을 개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해당 모듈이 인식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비전 센싱 시스템은 적녹청(RGB) 카메라와 3차원 센싱 모듈 등 다양한 부품을 통합한 형태로 야간이나 악천후처럼 가시성이 낮은 환경에서도 정밀한 인식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처럼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LG이노텍이 로봇 부품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 '피겨 AI(Figure AI)' 투자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 협약을 통해 기술 개발 단계까지 진입했다. 피겨 AI는 인공지능(AI) 선도 기업 오픈AI와 협력해 인간형 로봇을 개발한 기업으로 LG이노텍은 향후 다양한 원천 기술을 로봇 플랫폼에 접목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부품 공급이 아닌 공동 개발 방식으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체제 아래 추진 중인 사업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가능성도 커졌다. LG이노텍은 현재 차량용 조명 등 전자 부품을 현대차그룹에 공급하고 있어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을 잇는 교차 협업이 기대된다.

문혁수 대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협력을 계기로 로봇용 부품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로봇도 인간처럼 세상을 보고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