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마디 더봄] 독자 이벤트···[유니폼] 연재를 마치며

[윤마디의 유니폼]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을 다시 건넵니다 응답하신 분께는 미니북과 포스터 세트 증정

2025-05-09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무슨 일 하세요?”
 [유니폼]을 연재하고서도 여전히. 이 질문을 곱씹을 일이 많았습니다.
어떤 자격이란 걸 떠올리면 스스로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여전히 막막했거든요. 책이 아직 안 나왔는데 작가라고 해도 될까? 망설이기를 2년째. 답답한 마음에 매일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느새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유니폼]은 일본 여행 중 만났던 유니폼 입은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상상하고 추적해 본 시리즈였습니다. “이 사람은 여기서 일하는 중이에요”라고 조용히 알려주는 유니폼의 역할이 흥미로웠고, 거기서부터 ‘이 일은 뭐지?’,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 연달아 생겨났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 윤마디

2024년 초에 연재를 시작하고 여름이 되자 어느덧 일곱 편의 글이 쌓였습니다. 하반기 원고를 준비하러 잠시 쉬어가기로 한 6월, 문득 그 질문들을 나 혼자만 붙잡고 있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업이라는 단어가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자기 일’을 말하는 방식이 있을 거라고요. 그래서 작은 설문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무슨 일 하세요?” 프로젝트입니다.

설문은 꽤 진지하게 준비했어요. 직업명이 아닌 ‘활동’ 중심의 질문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일주일간 책을 10권쯤 읽고 위인전 강의를 들으며 200줄 넘게 메모해서 “당신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이 일을 잘하기 위해 어떤 걸 배우고 있나요?” 같은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참여자를 모집했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들이 기꺼이 답해주셨습니다.

강사로 전업한 지 이제 4개월 된 요가 선생님, 7년 차 엄마로서의 삶을 이야기해 준 분, 러닝과 영어 공부를 ‘지속 가능한 일’로 삼은 분, 시스템 관리자, 가구회사 교육팀 직원까지… 그들의 직업은 달랐지만 모두 자기 일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그 답변을 직업명이 아닌, ‘하는 일’의 문장으로 다시 써보았습니다.
 요가 강사는 “바른 자세를 잇는 일”,
 필라테스 강사는 “건강을 설계하는 일”,
 엄마는 “매일 이름을 불러주는 일”,
 시스템 관리자는 “틔워주는 일”,
 교육팀 직원은 “우리를 팀으로 만드는 일”..
[유니폼] 글에서 했던 것처럼, 그 일을 직함이 아니라 서사를 담아서 새롭게 불러주었습니다.

처음엔 답례품으로  [유니폼] 그림엽서나 여행 드로잉북 미니 버전 같은 걸 생각했지만, 이내 그것들이 부록처럼 느껴졌어요. 주인공은 이야기였고, 저는 그 이야기를 담은 작은 책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8개의 질문과 답을 담은 8쪽짜리 미니북을 만들어 뒷면엔 [유니폼] 드로잉 8점을 칸 맞춰서 넣었고, 연재의 출발점이 되었던 장면 — 오사카를 떠나는 난카이 쾌속선의 기관사 그림에 편지를 써서 함께 우편함에 넣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사진=윤마디

며칠 뒤, 참여자분들이 보내준 인증 사진을 보며 웃음이 터졌는데요. 포스터가 미니북 뒷면에 접혀 있었는데, 제가 너무 칼각으로 접어서 비치지 않았는지 많은 분이 그걸 모르고 계셨더라고요.

이번 프로젝트는 제게 두 가지를 남겼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일’이라고 부르는 활동들이 생각보다 훨씬 깊고 다채롭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좋은 질문은 결국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여러분께도 그 질문을 건네고 싶습니다.
 “무슨 일 하세요?”
 직업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지금 당신이 정성을 들이는 일이라면, 그게 바로 당신의 일입니다. 노동, 취미, 배움이어도 괜찮아요.

참여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질문지에 답해주시면 됩니다. 총 8개의 문항이 있고, 정리할 필요 없이 말하듯 편하게 써주시면 됩니다. 

 ※ 20분을 추첨해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 설문 링크 : https://naver.me/xTTQa9WH 
- 참여 선물 : [당신의 이야기를 담은 미니북+포스터 세트 (A4 1장)]
- 답변 마감 : 5월 31일
- 발표일 : 6월 13일  [유니폼] 연재일 (개별 연락, 발표 이후 개별 발송)

일러스트레이션 = 윤마디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