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 끌어내기 손 떼라" vs 쌍권 지도부 "당원 명령 따르라"
金 "강제 단일화 중단하라" 회견 권영세 "여론조사 예정대로 실시" 권성동 "정말 한심한 모습" 비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 진행되는 단일화 절차를 미루자고 공식 제안하자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다. 단일화 요구가 강압적이라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강대강 대치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 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자"며 "다음 주 수요일(14일) 방송토론을 하고 목요일~금요일(15~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에서 규정한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며 "이것은 불법이기 때문이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회견 직후 국회에서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날선 반응을 보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해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오늘 오후 TV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후보에게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고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 결정에 대한 책임은 비대위원장인 제가 지겠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가 조금 전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를 누가 끌어냈느냐'라고 했는데, 저는 바로 김 후보가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가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점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견하는 모습을 보고 민주화 투사였던 김 후보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이 실시한 책임당원 여론조사에서 82.8%가 김문수·한덕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86.7%는 후보 등록 이전 즉각 단일화를 요구했다”면서 “이는 단순히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넘어서는 결과이며, 자유 진영이 다시 하나로 뭉치기를 바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한 예비후보 측도 김 후보의 단일화 일정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이정현 캠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건 단일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당원들 86%가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11일 이전에 해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그런데 김 후보는 다음주에 단일화를 하자고 하고 있다"며 "다음주에 되는 게 이번주는 왜 안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의 단일화 담판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자체 '단일화 로드맵'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오후 6시 양자 토론회를 진행하고 이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당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여성경제신문 이상무 기자 sewoen@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