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메모] 대화를 한다는 것

소통의 시대에 생각해 보는 대화 진정한 대화와 의미 그리고 가치

2025-05-04     최영은 기자

뜨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구절과 영감을 메모합니다.

<대화를 한다는 것> 피에르 쌍소, 드림셀러, 2025

대화를 한다는 것, 피에르 쌍소, 드림셀러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이 중요해졌지만 우리는 과연 ‘진짜 대화’를 하고 있을까요? 대화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대화는 경쟁자를 설득하고 그의 어깨를 땅에 메다꽂는 것이 아닙니다. 대화하면서 보이지도 않는 경쟁자를 앞지르려고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죠.

대화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이성’을 넘어 ‘대화’ 자체를 추구하게 됩니다. 대화를 통해 반드시 무언가를 얻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서로 마주 앉아 대화하는 기쁨, 바로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는 말합니다. “대화는 삶의 기술이다. 대화는 폭력 없이 세상을 이용하라고 우리를 격려한다. 그런 점에서 대화는 우리의 느림, 걸음, 부드러움과 같은 태도와 연결된다.”

피에르 쌍소의 <대화를 한다는 것>은 대화의 본질과 가치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대화의 즐거움’과 ‘느림의 미학’을 일깨웁니다. 이 책은 대화를 경쟁이나 설득의 도구가 아닌 관계를 이어가는 삶의 기술로 바라보죠. 저자는 대화를 바라보는 질문을 몇 가지 던집니다. 그 중 ‘성공적인 대화’와 ‘좋은 대화’에 대한 질문을 소개할게요.

1. 성공적인 대화란 무엇일까요?

피에르 쌍소는 ‘성공적인 대화는 곧 유쾌한 대화’라고 말합니다. 남을 깎아내리며 대화를 이끄는 조롱꾼이나 상대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없이 말을 내뱉는 수다쟁이를 경멸하죠. 느림의 한 방식으로서 대화는 모두가 유쾌하면서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2. 좋은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훌륭한 ‘듣기’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해요. 듣기란 상냥하고 현명한 울림판이 되어주는 것이며 화자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특정 방식,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만으로도 상대방을 지지하는 질 좋은 침묵을 통해 발언자가 빛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이죠. 물론 이렇게 잘 듣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유쾌한 대화의 장을 위해 좋은 청자는 필수적인 존재죠. 축구팀에서 공격수와 수비수가 모두 필요한 것처럼 잘 듣는 사람과 말을 잘하는 사람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결국 성공적인 대화란 유쾌한 대화이며 느림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대화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듣기’가 중요합니다. 여기에 피에르 쌍소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미덕이 있습니다. 바로 ‘침묵’입니다. 대화에서 침묵이라니! 의아할 수도 있지만 쌍소는 우리는 침묵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침묵을 대화의 본질적인 일부로 간주합니다. 물론 침묵하는 사람에도 여러 유형이 있죠. 그중에서 자신의 어떤 면을 가리기 위해 침묵을 하는 사람이 아닌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사람에 주목합니다. 진정한 침묵의 가치를 아는 사람을 말하죠.

그는 침묵이 단순히 말을 멈추는 시간이 아니라 상대에게 신뢰를 형성하고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백이자 여유라고 보죠. 침묵을 통해 우리는 상대의 말을 곱씹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죠. 잘 듣기 위해 그리고 더 깊은 이해와 연결을 위해 침묵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피에르 쌍소는 대화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유쾌한 대화, 침묵, 언어, 대화와 수다의 구분, 조롱꾼, 면접, 대담과 토론, 협상, 서신과 만담, 음식과 대화, 신 또는 작가와의 대화 등 대화에 관한 다양한 사색을 통해 유쾌하고 즐겁게 시간을 쓰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면 <대화를 한다는 것> 일독을 권합니다.

여성경제신문 최영은 기자 ourcye@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