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체코 원전 키플레이어 ‘두산에너빌·대우건설’···이제 ‘잭팟’ 시작

두산에너빌 ‘주기기·설비’ 대우 ‘시공’ 두 곳 사업 지분 합하면 40~45% 차지 중동·아시아 상용원전 추가 진출 계획

2025-05-02     유준상 기자
두산중공업의 원전 대표 상품 1400MW급 원전 원자로 이송 장면 /두산중공업

원전 주기기 분야에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톱클래스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시공 경험은 제한적이지만 설계, 시공, 유지보수, 해체, 사용후 연료 저장시설 등 생애주기 전반의 토털 솔루션 체계를 구축한 ‘대우건설’.

이번 체코 원전 사업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해낼 민간 기업들이다. 팀코리아의 일원으로서 체코 원전 시공 참여 경력을 발판 삼아 추후 유럽과 중동·아시아 국가의 추가 원전 건설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이다.  

체코 정부는 지난달 30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예산을 승인했고 이달 7일 한수원과 자국 전력공사 원자력 발전사가 본계약을 맺는다. 본계약식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수원과 EDUⅡ가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어 팀코리아에 소속된 국내 기업들과 한수원과의 후속 계약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기업 측은 원전 주기기를 생산할 두산에너빌리티, 시공을 담당할 대우건설, 설계와 시운전 등을 하게 될 한국전력의 자회사들이 있다.

자금 조달과 환경 허가 등을 고려하면 후속 계약 후 사업은 3년 후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EU는 체코가 제출한 자금조달안 심사를 통해 금리와 환율 등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이를 고려하면 두코바니 원전은 2029년 착공, 2036년 시험 가동, 2038년 상업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 예산은 26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액은 사업비의 20~25%인 5조원에서 6조원, 대우건설은 15~20%인 4조원에서 5조원이다. 두 기업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키 플레이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우리나라 차세대 원전 모델인 APR 시리즈 원자로의 주기기를 만드는 유일한 업체다.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통해 원전의 엔진인 원자로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체코 수주전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APR의 기술 소유권을 주장했음에도 독자 설계 이력으로 기술 주권을 지켜냈다. 또 플랜트 시공뿐 아니라 운영, 수리 등 전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시공 주관사인 대우건설도 단순 시공사를 넘어 체코의 현지화율 60% 조건을 충족할 핵심 파트너다. 

대우건설은 1991년 월성 3·4호기 주설비공사를 시작으로 신월성 1·2호기 주설비공사,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 1단계 공사, 기장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등 30여 개의 원자력 프로젝트를 수행한 실적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년부터 체코 원전 사업의 시공주관사로 참여했다. 

체코는 주기기를 제조할 기술 부족으로 건설만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대우건설이 체코 건설사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 대우건설은 현지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관, 토목 등 비핵심 공정은 현지 기업에, 핵심 공정은 자사에 분담한다는 구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유럽, CIS(독립국가연합), 중동, 아시아 등 해외 상용원전 추가 진출을 위해 글로벌 원전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국내 원자력 유관 기업들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해 원전 관련 기술 공동 연구, 인력 교류, 협의체 운영 등의 활동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주 잔고는 착공에 착수하는 2029년 실적부터 반영된다. 체코는 테믈린에도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인데 한수원이 이번 수주로 우선협상권을 갖게 되면서 추가 수주도 가능한 상황이라 두 기업이 유리한 포석을 점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