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기 더봄]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 사람들은 왜 주식 투자를 할까? 자산가의 대열에 서야 하는 이유

2025-05-01     백만기 위례인생학교 교장

휴일 오후 같은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손자에게 연락이 왔다. 주식을 배우고 싶은데 지금 집에 가도 되냐는 물음이다. 갑자기 무슨 주식? 하다가 짐작이 갔다. 아마 내가 인생학교에서 금융 경제를 가르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모양이다. 보고 싶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그럼! 하고 흔쾌히 응했다.

얼마 후 도착한 아이를 반갑게 맞으며 식탁에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일전에 약국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약국에 가서 비타민C 100정을 사겠다고 하니 약사가 가격이 7500원이라고 하며 약을 꺼내다가 6개들이 1박스를 사면 3만5000원에 살 수 있다고 한다. 1만원이 저렴한 것이다. 비타민을 상용할 생각에 그가 권하는 대로 1박스를 샀다.

손자에게 이 얘기를 들려주며 네가 친구와 같이 동업으로 비타민을 도매로 사서 소매로 매매하면 1박스당 1만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워런 버핏이 어린 시절 6개들이 콜라를 25센트에 사서 낱개로 5센트에 팔아 20%의 수익을 남긴 것과 흡사한 사례다.

용돈을 은행에 예금하기보다 은행주에 투자하면 어떨까? /게티이미지뱅크

나의 설명에 손자의 눈이 반짝였다. 이미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팔아본 경험이 있어 쉽게 이해하는 듯했다. 내친김에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그리고 이익 배당 등의 기초 회계 지식을 친구와 동업하는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은행에 정기예금을 하는 경우와 은행주에 투자했을 때도 비교했다. 당연히 주가의 등락이 없다면 예금이자보다 배당금이 많았다. 용돈을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은행주에 투자하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런 금액 차이가 기간이 길어지면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은 떨어질 수도 있고 오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고 알려주었다.

손자가 자동차를 좋아하기에 이번에는 은행과 자동차 주식의 3개년도 손익을 비교해 보았다. 현재 배당률은 은행이 높은데 영업이익의 신장률은 자동차업이 훨씬 높았다. 손자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지금은 은행의 배당률이 높아도 미래를 생각하면 자동차업이 좋을 거 같다고 한다.

지금은 은행의 배당률이 높아도 미래를 생각하면 자동차업이 좋을 거 같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대인은 어릴 적부터 부모로부터 금융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13세가 되면 성인식을 하는데 그때 친인척들이 모은 돈을 아이에게 축하금으로 준다. 아이는 그 돈을 스스로 운용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쯤 되면 기업을 하나 창업할 수 있는 종잣돈이 된다. 이스라엘에 벤처기업이 많이 창업하는 이유다.

요즘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 주위에 적지 않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그의 책에 썼듯이 자산소득의 증가율이 근로소득의 그것보다 높은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이다. 그는 자산 격차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했는데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자산가의 대열에 서야 한다. 그 대안이 주식일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주식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

주식 투자 관점에서 좋은 기업이란 사업을 잘해서 미래에 돈을 많이 벌 것 같은 회사를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얼마나 버는지 실적을 봐야 한다. 실적이 해마다 꾸준히 좋아졌다는 것은 그 기업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미래에도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기업의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파악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의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미 많이 오른,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서는 위험하다. 즉 기업의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 보고 가격이 높다면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주식이 싼지 비싼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자산가치로 접근하는 법과 수익가치로 판단하는 법이 있다. 전자는 시가총액과 기업의 순자산을 비교하여 주가가 1주당 순자산 가치의 몇 배가 되는가로 판단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후자는 주가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몇 배인지 계산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이 두 가지 비율로도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싼지 비싼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막상 주식 공부를 시작하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도 이해하듯 그리 어렵지 않다. 정작 어려운 것은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 일이다. 주식 투자는 평생 같이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과도 흡사하다고 한다. 남의 말만 듣고 배우자를 택하지 않듯이 주식도 요모조모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백만기 위례인생학교 교장 eggtr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