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In] 선거 승패의 변수: 구도, 인물 그리고 바람의 조건

[신율 칼럼]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 지지부진 한덕수 출마 여부 구도에 큰 영향 예상 밖 결과 발생하면 바람 일어

2025-04-29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선거의 승패는 선거 구도가 어떻게 짜이는가. 후보의 능력과 인물 됨됨이 그리고 바람(風)이 부는가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이 세 가지 요소의 조합 여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은 문자 그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4일 발표된 전국 지표 조사(NBS: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41% 홍준표 10% 김문수 10% 한동훈 8% 안철수 3% 이준석 3% 순이었다. 

3자 가상 대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이러한 추세가 선거까지 이어진다면 이재명 전 대표가 상당한 표 차이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 간의 득표율 격차가 재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를 전제로 한 이야기다. 만일 상황이 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 상황 변화의 여부는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최종 결정되는가에 달려있다.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선거 구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내란 옹호 세력' 대 '민주주의 수호 세력' 또는 '헌법 수호 세력' 대 '내란 세력'이라는 구도로 치르기를 바랄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구도가 강화될지 아니면 희석될지는 탄핵 찬성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기존의 탄핵 반대 후보들이 최종 후보가 되어 탄핵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구상하는 선거 구도는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덕수 권한 대행의 출마 여부 그리고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느냐 여부 역시 민주당이 원하는 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덕수 권한 대행은 계엄 국무회의가 제대로 된 국무회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헌재 심리 과정에서 명확히 했으며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그가 출마할 경우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이는 민주당이 원하는 선거 구도의 변동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후보들의 능력이나 인물 됨됨이는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후보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정부 각료로서 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이미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결국 남는 것은 '바람(風)'이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바람이 절실히 필요한 쪽은 세력이 약한 쪽이다. 즉 바람은 '약자의 무기'인 셈이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바람이 일어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외성'이다. 예컨대 다수의 정치권 인사들과 언론이 4강 진출을 예상했던 나경원 의원이 탈락하고 대신 안철수 의원이 4강에 진출했던 것처럼 예상 밖의 결과가 발생하면 바람이 일 수 있다. 

이러한 '의외성'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 결정 과정에서 나타난다면 바람의 위력은 상당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당 외부 인물과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예기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경우 또 한 번 강력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의힘 경선 결과와 한덕수 권한 대행의 출마 및 단일화 여부가 매우 중요해진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2차 컷오프에서 특정 후보가 50% 이상 득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최종 승부가 양자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종 후보가 누구인지에 대한 답은 5월 3일에야 드러날 것이다. 과연 바람이 일어날 수 있을까? 어쩌면 ‘바람’은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유일하고 최후의 무기일지도 모른다.

여성경제신문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yulsh@mju.ac.kr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총무이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