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분에 한 번씩 '혁신' 말했다···토스뱅크, 880만 업고 도약 예고
토스뱅크, 여의도서 '2025 미디어데이' 개최 3년 만 흑자 전환·MAU 880만·자산 29조 ↑ 이은미 "혁신=문제 해결···'첫 선택' 은행 목표" 시니어·외화·기업금융 강화·맞춤 서비스 확대 해외 진출 모색하고 비이자이익 증가에 집중
출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이용자수 1200만명을 돌파한 토스뱅크의 이은미 대표가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혁신'을 강조하며 외화, 시니어, 기업금융 등 신규 전략과 글로벌 진출 구상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약 30분간의 발표 중 '혁신'을 총 31회 언급하며 토스뱅크의 지향을 강조했다.
1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서울 여의도에서 '2025년 토스뱅크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올해 및 중장기 목표와 성장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여러분은 매일 아침 토스뱅크 앱을 켜보는가?"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토스뱅크의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는 기존 은행이 정한 이자 지급일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날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 대표는 해당 기능을 혁신의 대표 사례로 들며 "혁신은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푸는가(how)'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혁신'의 방향성을 단순한 신기술 도입이나 기능 추가에 국한하지 않았다. 발표 내내 반복된 메시지는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였다. 그는 이를 '하우(How)의 혁신'이라 명명하고 상품 설계 단계부터 서비스 제공 방식 전반까지 고객의 주도성을 높이는 구조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전략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가 제시됐다. 이 대표는 "더 이상 평균적 니즈에 맞춘 기성 금융은 의미가 없다"며 이용자의 생애주기와 재무 성향에 따라 자동화된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50대 이상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형 서비스와 외화 통장 기반 송금 기능 강화가 예시로 언급됐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조직을 신설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기술 경쟁력 고도화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토스뱅크는 AI 기반 신분증 위변조 탐지 시스템, 딥러닝 기반 신용평가 모델 등에 자체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생성형 AI 기반의 금융 콘텐츠 생성, 고객 응대 자동화 등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발표를 통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실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기술만 채택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퍼스트 옵션' 은행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업계 최초 타이틀을 반복하기보다 고객이 금융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은행'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의 혁신은 지속 가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신뢰와 안정성을 토대로 한 다음 단계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보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을 즉각적이고 편리하게 해결하는 것이 토스뱅크식 혁신"이라며 혁신이 상품을 뛰어넘어 사용자의 경험 재정의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토스뱅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880만명을 돌파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이는 국내 은행 중 3위 규모다.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으며 이 대표는 이에 직접 답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경쟁 인터넷은행이 진출한 바와 같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는 "지금 당장은 없지만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서는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지분투자나 BaaS(Banking as a Service) 형태까지 포함해 다양한 진출 경로를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계획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표는 "기존 은행과 동일한 구조의 주담대를 단순히 복제하진 않겠다"며 "보증, 등기 알림 등 다른 서비스와 결합하거나 대상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 등 차별화된 형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상품 구조는 출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둔 설계 원칙은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적자 구조에 대한 질문에는 "무료 정책은 유지하되 일부 오남용 사례에 대해서는 예외를 둬 수익성과 고객 편의를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해외 ATM 수수료 혜택이 일부 축소된 것 역시 이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강하고 긍정적인 포부를 밝히면서도 이 대표는 행사 말미 "토스뱅크는 여전히 작은 은행이며 더 많은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1년 출범한 뒤 2023년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2024년 영업실적을 보면 총자산은 25조7000억원에서 약 4조원 증가한 2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457억원으로 전기(-175억원)까지 이어진 적자 기조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났다.
지난해 토스뱅크의 순이자이익은 7641억원으로 전년(5548억원) 대비 37.7%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전년 대비 0.35%포인트 늘어나며 2.53%를 기록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