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노조, 우리금융에 '고용보장·보상안' 요구
양사 노조 "구조조정 우려···보상안 내놔야" 우리, 인수 시 '4조 클럽' 입성 가까워진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그룹에 인수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사 노조가 고용안정과 위로금 지급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1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다자그룹은 인수협상에서 우리금융을 핑계 삼아 고용보장 요구에 답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노조의 질의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며 "양측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동양생명 937명, ABL생명 752명 등 총 1689명의 고용 안정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금융이 인수 후 통합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력 구조조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KB생명-푸르덴셜생명 합병 당시 효율화 작업이 선행된 전례가 있다.
노조 측은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 인수 과정에서 기본급의 1200% 수준의 위로금을 제시했다"며 명확한 보상안도 요구했다. 다만 금액 면에서는 협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 지부장은 "우리금융은 계열사 시너지 자료를 대거 요청하면서도 정작 직원과의 대화는 외면하고 있다"며 "다자그룹의 무책임한 태도 역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할 의지가 있다"며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 무산 사례와 선을 그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우리금융 전체 연간 순익 중 우리은행의 기여도는 98.48%였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비은행 강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310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알짜 보험사로 그룹 전체 수익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목표로 하는 '연간 순익 4조' 목표 달성도 유리해진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우리금융의 인수안에 대한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