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TV홈쇼핑, 100원 벌어 73원 수수료···"재승인규제 개선 절실"
7개사 거래액 19조·매출액 5조8000억원 영업익 2020년 7443억→작년 3888억원 송출수수료, 방송 매출 대비 비중 73.3%
TV홈쇼핑업계가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송출 수수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수수료율 등 재승인 규제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 등 TV홈쇼핑 7곳의 작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이 73.3%까지 높아졌다. 100원을 벌면 73원을 수수료로 내는 것이다.
홈쇼핑업계는 거래액,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코로나 때보다 급락해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황이다. 이들 7개사가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7개사의 작년 거래액(취급고)은 19조3000여억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취급고는 TV 방송과 인터넷몰, 모바일앱 등 모든 플랫폼에서 판매한 상품 가격의 총액을 말한다.
전체 매출액은 5조5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늘었지만, 방송 매출액은 2조6424억원으로 3.2% 줄었다. 2012년 3조28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12년 이후 최저치다.
영업이익은 3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그러나 7000억원대로 정점을 찍었던 때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에 그친다.
7개사의 영업이익은 2010년 처음 5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2020년 7443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2022년 5000억원대에서 2023년 3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송출 수수료는 해가 갈수록 증가해 홈쇼핑 업계의 부담은 심화되고 있다. 작년 송출 수수료는 1조9374억원으로 전년(1조9375억원)과 비슷했다. 송출 수수료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연평균 8.2%씩 인상됐다. 방송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2020년 54.2%에서 지난해 73.3%까지 높아졌다.
반면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매출액 비중은 2021년까지 50%대를 유지했으나 2022년 49.4%, 2023년 49.1%, 지난해 47.4% 등으로 낮아졌다.
TV홈쇼핑 시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TV 시청 인구가 감소하고 모바일 쇼핑이 확산되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적극 확대한 결과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고, 롯데홈쇼핑 역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개국 30주년을 맞은 TV홈쇼핑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송출 수수료 제도 마련과 편성·판매·수수료율 등 재승인 규제 관련 개선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