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미·중 관세 전면전 우려 반영

원/달러 1473.2원···전일 대비 5.4원↑ 2009년 3월 13일 이후 최고 환율 기록 외국인 6425억 순매도·달러지수 102.9

2025-04-09     허아은 기자
8일 원/달러 환율은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과 중국 간 고율 관세 전면전 우려가 커지며 외환시장에 불확실성이 짙어졌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는 크게 약세를 보였다.

8일 달러 대비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5.4원 오른 1473.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6년 만의 최고 종가다. 장 초반 1471.0원에 출발한 환율은 한때 1466.3원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되며 오후 들어 1473.9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큰 폭의 변동을 보인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 전반에 대해 동일한 34% 수준의 보복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끝까지 대응하겠다"며 갈등 격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환율 상승에는 중국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보다 0.08% 오른 7.2038위안에 고시했다. 위안화 절하는 통상적으로 원화에도 약세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이탈이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6425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환율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달러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대비 0.36% 오른 102.916을 기록했으며 엔화 대비 달러 환율도 147.5엔까지 올랐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양국 간 관세 조치가 실제 발효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원화 약세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