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99번 도와줘도 1번 서운하면 원한 갖는 '인간'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사람을 보는 눈이 인생을 좌우 은혜를 배신으로 되갚는 관계들 곁에 두는 사람 운명을 결정한다
인간은 지구의 어떤 종보다도 사회적인 동물이다. 사람과의 교류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인간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달라진다. 인간의 큰 숙명의 줄기는 변하지 않으나 운명은 환경, 선택, 인간관계에 따라 요동친다.
사람은 오묘한 존재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상부상조하며 사회를 구축하지만, 동시에 극도로 자기중심인 면도 양립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은혜를 베풀어 잘 곳을 마련해주고, 일자리도 알아봐 주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도와준 귀인이 있다. 그런데 이 귀인이 어느 날 잘못을 지적하며 딱 한 번 혼내거나, 아니면 어이없는 실수를 훈계하면 그때부터 고마움은 사라지고 원한을 품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다.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상하면 그때부터 돌변한다. 그동안의 고마움은 온데간데없다. 금과옥조 같은 조언도 욕으로 인식한다.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이 우선이다. 이런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인간 중에는 99번을 잘 해주다가도 단 한 번만이라도 서운함을 느끼거나 자존심 상하게 되면 원한을 품는 인간들이 제법 많다. 이런 부류들은 마지막 100번째까지 지극정성으로 대해줘야 도와주고도 욕을 얻어먹는 황당함이 생기지 않는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이래서 어려운 것이다. 복지시설이나 취약계층을 찾아가 봉사하거나 후원하는 경우는 다르다. 억울하게 원한을 살 일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를 직접 케어하거나 형제처럼, 가족처럼 대하며 도와주는 행위는 자칫 큰 비극으로 돌아와 화를 당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 배신감에 치를 떨고 마음에 병이 들기도 한다.
인맥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지인 중에서는 언젠가 도와준 은인을 구덩이에 밀어 넣을 수 있는 인물도 함께 섞여 있다. 즉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들도 존재하는 것이 인간의 세상이다. 흔한 말로 물에 빠진 놈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꼴이다. 반면에 단 한 번의 도움을 받았어도 그 은혜를 평생 감사하게 여기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 두 경우를 구분해서 인맥을 쌓아야 한다.
몇천명을 아는 마당발이라 해서 모든 일이 능사가 되는 게 아니다. 많은 인맥 중에 나를 진심으로 도울 사람은 한 명밖에 없을 수도 있고 때로는 한 명도 없을 수도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길이 새길 명언이다. 사람을 아는 건 그만큼 어렵다. 사람을 잘 알면 과정은 험난하더라도 결과가 좋다. 그러나 사람을 잘못 알고, 잘못 선택하면 과정은 그럴싸하더라도 결과가 어둡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일과 사건은 사람의 선택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의 행위가 결과를 낳는다.
학식이 높거나 말솜씨가 뛰어나다고 사람을 잘 보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럴싸한 말 뒤에 감춰진 의도와 본질을 보는 눈이 더 중요하다. 사람의 본질을 알면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는 본성의 조각이 보인다. 작은 일에도 신뢰를 지키는 사람인지, 불리한 순간에도 책임을 피하지 않는 사람인지, 혹은 유혹이 닥치면 자신을 배신할 사람인지를 세밀하게 관찰할 줄 아는 눈이 결국 자신의 인생을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때로는 영악하지 못하고 순수해 겪지 않아도 될 시련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또는 위기에 빠진 상대를 구해준다. 그러나 어떤 이는 냉정하게 등을 돌리거나, 오히려 뒤에서 모략을 꾸민다. 인생의 고비마다 관계의 민낯이 드러난다. 결국 인생의 흥망성쇠, 부귀빈천은 누구를 곁에 두느냐, 내 곁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성경제신문 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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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글로벌사이버대 특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