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한화손보, '여성 특화' 전략적 행보 지속

정신질환까지 확대한 여성 전용 보험 3.0 출시 펨테크 연구소·명상 채널 등 콘텐츠 전략 병행 역대급 실적에 여성보험 매출액 2배 확대까지 "소비자 접점 확대라는 면에서 경영에 긍정적"

2025-04-07     허아은 기자
나채범 대표의 한화손해보험이 '여성 특화 전략'을 전면에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화손해보험이 '여성 특화 전략'을 전면에 앞세워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여성 전용 보험 상품 출시와 여성 연구소 설립, 콘텐츠 플랫폼 운영까지 이른바 ‘여성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보험사’로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는 시도다. 이 같은 시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해 11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을 출시했다. 기존 1.0과 2.0 버전이 '여성 질환' 보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3.0은 정신질환과 흉터 치료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켈로이드 등 비대성 흉터에 대한 진단비를 포함시켜 제왕절개나 암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미용적 불편을 실손보험 바깥의 특약 형태로 보장한다.

해당 상품에는 업계 최초로 출산지원금 특약이 도입되기도 했다. 특약 가입 시 최대 3회에 한해 축하금을 지급받는다. 입원비와 제왕절개 수술비 보장도 함께 추가됐다.

여성 전용 상품에 대한 투자도 눈에 띈다. 한화손보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시리즈로 현재까지 총 11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보험 개발의 독창성과 선도성을 일정 부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화손보는 여성 특화 전략을 상품에만 그치지 않고 콘텐츠와 캠페인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하며 펨테크(Femtech)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펨테크는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서비스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또한 MZ세대 여성의 삶을 분석한 트렌드 도서 『스물하나, 서른아홉』 제작을 지원하기도 했다. 명상 유튜브 채널 ‘시그니처 테라피’를 론칭해 배우 유승호와 함께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채널은 2개월 만에 2.5만 구독자를 확보하고 누적 조회수 60만 회를 돌파했다.

사회공헌 사업 면에서도 여성 특화 전략은 두드려졌다. 한화손보는 여성 암 경험자와 보호자의 회복과 사회복귀를 돕는 '우먼 힐링 LIFE' 캠페인을 운영하며 단기 치료 지원을 넘어 커리어 재건과 재정 관리까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이어져 온 여성 특화 전략은 수치상 성과로 일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화손보의 여성보험 매출은 4분기 기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9% 증가했고 전체 인보장 신계약 중 여성보험 비중은 11%에서 29%로 확대됐다. 같은 해 한화손보의 당기순이익은 31.5% 증가한 382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에선 이 같은 전략이 브랜드 차별화와 실적을 동시에 노린 ‘타깃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른 보험사들도 여성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전담 연구소와 콘텐츠 플랫폼까지 병행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한화손해보험의 이 같은 전략이 '소비자와 콘택트 포인트를 꾸준히 가져가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가입자와 소통을 이어가면 가입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보장을 파악하기 쉬워진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여성을 표준으로 삼고 관심이 있다는 점을 꾸준히 부각하면 여성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련 상품이 필요해질 때 우선적으로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연임이 결정된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는 "경쟁이 심한 장기보험 시장에서 여성 보험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