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조부모님도 실손 가입된다···의료 사각지대 해소 기대

가입 연령 75→90세, 보장 연령 110세 '확대' 유병자 실손보험, 손해율 낮아 시장성 주목 투약 여부 심사 생략 등 고지 간소화도 추진 전문가 "상품 다양화 추세···맞는 상품 찾아야"

2025-04-04     허아은 기자
고령층과 유병력자의 실손의료보험 가입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고령층과 유병력자들의 실손의료보험 가입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이달부터 노후 및 유병자 실손보험의 가입 및 보장 연령을 대폭 확대하고 가입 요건도 완화하기로 하면서다. 이에 고령자와 유병자 등 의료 취약 계층도 보다 안정적인 의료 보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월부터 노후 및 유병자 실손보험의 가입 연령은 기존 70~75세에서 90세로, 보장 연령은 100세에서 110세로 상향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70세 실손보험 가입률이 38.1%, 80세 이상은 4.4%에 불과했다.

기존 가입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손보험은 3년 주기로 재가입이 필요한 구조의 상품으로 보장 연령이 100세였던 계약은 재가입 시 자동으로 110세까지 연장된다. 앱 등 다이렉트 채널과 설계사 등을 통해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사도 많아져 접근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현재 노후 실손보험은 9개 보험사,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13개 보험사가 판매하고 있다. 노후 실손보험은 요양병원 진료 등 고령자에 특화된 보장을 제공하며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간편심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는 특히 유병자 실손보험의 시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유병자 실손보험의 보유 계약은 56만6000건이며 손해율은 79.2%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다만 자기부담률이 30%로 일반 실손보험보다 높고 보험료도 부담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유병자 상품의 구조가 일반 실손보험과는 다른 만큼 소비자 스스로 보장 내용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희주 동덕여대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최근 유병자 전용 상품 중에서도 우량체 대상 상품이 늘고 있다"며 "병력 여부보다 병력의 상태에 따라 상품 접근을 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본지에 "노후 및 유병자 실손보험을 간편보험과 함께 적절히 활용하면 병원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 사각지대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