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중증 중심으로 바뀐다···보험료 최대 50% 인하
도수치료·주사제 등 비중증 비급여 보장 제외 가입자 선택 따라 보험료 최대 50% 인하 가능 2025년 말 신규 실손 출시···선택형 특약 도입
중증 질환과 보편적 의료비 중심으로 보장 범위를 재편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가입자의 특약 선택에 따라 보험료는 4세대 실손보험 대비 최대 50%까지 인하된다.
1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개편안을 발표했다. 신규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를 각각 중증 여부에 따라 세분화해 보장 범위를 달리 적용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과잉 진료로 인한 보험료 상승과 의료체계 왜곡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비중증 비급여 항목의 보장을 축소하거나 제외하는 것이다.
급여 항목의 경우 입원은 대부분 중증으로 간주해 현행과 같은 자기부담률 20%를 유지한다. 외래 진료는 건강보험의 본인부담률과 연동해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가 달라지며 최소 20% 이상의 자기부담이 적용된다.
비급여 항목은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뉜다.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질환, 중증 화상·외상 등 중증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은 수준의 보장을 유지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에 입원할 경우 연간 자기부담금 상한을 500만원으로 설정해 고액 진료 시에도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반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등 근골격계 비급여 진료와 비급여 주사제 등은 '비중증 비급여'로 분류돼 5세대 실손보험 보장 항목에서 제외된다. 이들 항목은 2023년 전체 비급여 실손보험금(8.2조원) 중 절반 이상(56%)을 차지해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이 같은 보장 구조 개편은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은 가입자가 중증 비급여 특약(특약1)만 선택하면 보험료가 기존 4세대 실손보험 대비 최대 50%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증과 비중증 특약을 모두 선택하더라도 약 30%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입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특약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구조'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비급여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는 보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에는 특약이 통합돼 있어 중증 진료만 이용해도 불필요한 보장을 함께 부담해야 했다.
이번 개편안이 적용된 신규 실손보험은 보험사의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2025년 말 출시될 예정이다. 비중증 비급여 특약은 추후 관리급여 제도 시행 효과 등을 고려해 2026년 상반기 중 출시 시기를 확정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