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국내 증시 대안은?···"연기금 투자촉진·장기투자 기반 마련"
'2025 더희망 금융포럼 간담회' 개최 S&P 연평균 수익률 18.6%, 코스피 2.2% 국민연금의 국장 투자비율 14% 고정해야
한국 증시는 수년째 박스권 장세가 지속된다는 문제가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연 평균 수익률은 18.6%인 반면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은 2.2%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기금·퇴직연금의 투자를 촉진하고 장기투자 수요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더희망금융포럼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025 더희망 금융포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은행·보험·증권 등 각 금융업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발제자로 참여한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적 목적'이라는 모토하에 국내 주식투자 비율을 기존대로 14%로 고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위험자산 투자비율·계열사 투자비율 등 주식투자 관련 운용규제를 완화함으로써 퇴직연금의 주식시장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혜택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다른 증시 활성화 방안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 비율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며 "일단 상장사 50%, 비상장사 75%로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은행권에 대한 발전 방향이 논의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은행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종운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은 "현재 국내 은행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2023년 기준 세계 100대 은행 순위를 보면 KB국민은행 60위, 신한은행 63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81·84위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브랜드 파워 부족, 보수적 리스크 관리 등이 우리 은행업의 문제로 꼽힌다"며 "업무를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동북아 개발은행'·'동북아 개발펀드' 조성을 통해 선도적인 금융 국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은행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김 전 부사장은 강조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전 한국보험학회장)는 '보험산업 현황과 혁신과제' 발표에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성장률이 주춤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과 손해보험업의 성장률 모두 2010년대 이래 매년 10%를 밑돌고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연평균 20%대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보험회사의 혁신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경영자는 본인 임기(2~3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양적 성장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험 계약) 유지율의 혁신 없이 소비자 신뢰는 답보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보험 가입 후 5년까지 유지율을 지속적으로 관리·발표하는 동시에 납입기간을 단기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오늘날의 디지털 고객은 모든 보험상품을 디지털채널(모바일·인터넷)을 통해 가입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을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하면 보험사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