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은 올리면서 장학금은 그대로···정을호 "대학생 피해 없어야"
사립대 수입은 증가 교육 투자는 소극적 한양대 201억·중앙대 192억 교육비 감소
등록금을 인상한 주요 사립대학들이 교육비와 장학금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요 사립대학의 2025년도 예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많은 대학이 등록금 수입은 늘렸지만 정작 실질적인 교육 투자 확대에는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해당 유형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대학에 교부금을 지급해 운영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해당 장학금은 지급 시 기준도 대학이 자체적으로 세우기 때문에 대학마다 지원 기준과 금액도 다르다. 따라서 등록금이 인상해도 장학금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
실제로 정 의원이 적립금 누적액 상위 30개 사립대학의 2025년도 예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등록금은 올린 상황에서도 교육 투자를 줄이거나 줄어든 장학금을 충분히 보전할 만한 교내 장학금을 편성하지 않은 대학들이 다수 확인됐다.
교육비 투자를 줄인 대학들을 살펴보면 한양대학교는 등록금을 4.9% 올려 등록금 수입이 143억원 늘었으나 교육비를 201억원 줄였고 중앙대학교는 등록금 수입이 35억원 늘어났지만 교육비는 192억원이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이화여자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이 등록금 수입이 늘었음에도 교육비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0개 대학 중 19개 대학은 줄어든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액에 비해 충분한 교내 장학금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대학은 지난해보다 교내 장학금 자체가 줄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중앙대학교의 경우에는 국가장학금 지원액 38억원을 올해 못 받게 되었지만 이를 보전하기는커녕 교내 장학금은 오히려 72억원 줄었다. 반면 숭실대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액 16억원을 못 받게 된 상황에서 2025학년도 교내 장학금을 전년도 본예산 대비 약 8억원을 증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홍익대, 이화여대, 수원대, 성균관대 등은 국가장학금 감소분의 일부만 보전하거나 보전 수준이 낮아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여전히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도 오는 31일 대학 정보 공시 기일까지 등록금 인상분 활용 계획을 볼 계획이지만 대학들이 정보 공시 전까지 구체적인 정보를 제출할 의무는 없어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을호 의원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 중 상당수가 교육비나 장학금으로 제대로 환원하지 않고 국가장학금 축소에 대해서도 별다른 보전 조치 없이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라며 "등록금 인상이 학생을 위한 실질적 투자로 이어졌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교육부의 책임도 끝까지 따져 묻겠다"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kbgi001@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