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장만 예외 둔 집중투표제···방경만 체제 힘 실렸다

제38기 주총서 모든 안건 원안 통과 이사회 독립성도 추구하는 '투트랙'

2025-03-26     이상헌 기자
방경만 KT&G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3월 28일 대전 대덕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KT&G 정기 주주총회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KT&G가 대표이사 선임 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키며 ‘경영 안정성’과 ‘장기 전략 추진력’을 택했다. 다수 주주의 지지 속에 해당 조항은 주총에서 원안대로 가결됐으며 방경만 사장은 "수익성과 성장 가속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26일 KT&G가 대전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제3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포함해 이사회가 상정한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됐다.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은 같은 날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수익성 제고와 기업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이사의 선임(사내 1명, 사외 2명)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1명)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이 상정됐다. 2024년도 결산배당금은 주당 4200원으로 확정됐으며, 지난해 지급된 반기배당금(1200원)을 포함한 연간 배당금은 5400원으로 전년 대비 200원 증가했다.

사내이사로는 KT&G 총괄부문장 이상학 수석부사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손관수 전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이지희 더블유웍스 대표가 재선임됐으며 손관수 사외이사는 감사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집중투표제를 대표이사 선임 시 배제하는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들이 결집할 경우 기존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와 무관한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생긴다.

다만 이번 집중투표제 배제는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국한됐고 사외이사 선임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KT&G가 핵심 경영진은 내부 전략적 판단에 따라 선임하되 이사회의 독립성과 외부 감시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려는 '투트랙' 기조를 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KT&G 관계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정관 개정과 이사 선임 등 핵심 안건이 다수 주주의 지지를 얻어 거버넌스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성과를 창출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