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권오갑, 노사관계 파행 몰고가”···HD현대노조 성토에 나선 이유
금속노조 등 9개 노동조합 기자회견 지속가능한 조선업 위한 요구 전달 대화 요청에 묵묵부답 사측 해명 요구 지속된 노사 갈등에 교섭력 저하 평가
HD현대그룹이 오너3세 경영자인 정기선 부회장의 경영권과 지배지분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편 노사 갈등은 최고조로 달아오르고 있어 ‘내부 혁신’이 먼저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질임금 하락, 구조 조정, 정리 해고 등 실질적 현안에 대한 노조와의 교섭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내부 성토가 끊이질 않고 있는 모양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삼호중공업지회, 현대미포조선노동조합, HD현대인프라코어노동조합, 현대일렉트릭지회, 현대건설기계지회, HD현대인프라코어지회(인천, 군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등이 참여한다.
노조의 대화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HD현대 권오갑 회장, 정기선 부회장에 유감을 표명하며 지속가능한 조선업을 위한 요구를 전달하겠다는 게 골자다.
노조는 여성경제신문에 “HD현대 노동자들은 조선업 최고 호황이라는 이 시기를 다시 맞이하기까지 실질임금 하락을 감수하고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맞으며 견뎌왔다”며 “노조는 그동안 사측의 일방적인 노동조건 개악 요구에도 어려운 경기 속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타협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견뎠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는 지금 사측은 그간 노조의 노고와 성과에 대한 공정한 분배를 망각하고 여전히 현장을 통제하려고만 하며 노조를 경영의 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최고책임자인 권오갑, 정기선 회장에 면담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평화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면담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주총회자리에서 관례적으로 노조 지부장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었던 시간마저 올해는 보장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작년 한 해는 교섭 시기에 사측 경비대에 의해 물리적 폭행이 발행하며 노사 갈등이 가장 증폭된 시기였다. 그해 10월 30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천막 설치를 둘러싼 노조와 사측 경비대 간 충돌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측 경비대가 주먹질과 날아차기로 노동자들을 폭행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 노조는 “노사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평화적 방법으로 면담을 요청했음에도 가타부타 말도 없이 무시하는 태도는 결국 노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며 “이번 면담을 거부한 사측의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규탄했다.
권오갑 회장,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향해선 “지금의 HD현대가 있기까지 노동자의 노동 없이 가능했겠냐, 노조의 목소리를 단 한 번이라도 직접 들은 적이 있나, 매해 노사가 갈등을 지속하며 폭행이 난무하는 노사관계를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이냐”고 일갈했다.
노조는 “노조와의 대화 요구를 지속 묵살함으로 일어나는 후과는 온전히 사측의 책임”이라며 “우리는 조선업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조선업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노조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사측 또한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 전기전자 등 금속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종 전반과 판매, 서비스와 같은 유관 산업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초기업단위 전국 단일 산별노동조합이다. 2001년 2월 설립돼 현재 전국에 걸쳐 19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금속노조는 14개 지역지부와 6개 기업지부로 구성돼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