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뒤덮인 경북 북부권···영덕군 사망자 일부 실버타운 입소자
안동·청송·영양·영덕 산불 확대 일출 직후 헬기 투입해 공중진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경북 북동부 4개 시·군으로 급속히 확산되며 사망자, 부상자, 실종자 등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산불은 동쪽 방향으로 번지면서 경로를 따라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연기를 피하지 못해 질식하거나 야간 대피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현재까지 안동시(2명), 청송군(3명), 영양군(4명), 영덕군(6명) 등에서 모두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들은 도로, 주택 마당 등에서 발견됐다.
영덕군에서 발생한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전날 오후 9시 대피 도중 산불이 확산하면서 탑승 중이던 차량이 폭발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군 사망자 4명 중 50·60대 남녀 3명은 일가족으로 차량을 이용해 대피하던 중 전복 사고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나머지 사망자들도 산불 확산 과정에서 발생한 짙은 연기를 피하지 못해 질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 영양, 청송으로 확산한 데 이어 26일에는 영덕까지 번졌다. 늦은밤까지 영덕군 지품면을 비롯해 영덕읍, 축산면, 영해면 등 여러 지역에서 산불이 확산했다.
산불 진화 작업은 엿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경남 산청·하동 산불의 진화율은 80%로 집계됐다. 진화대원들이 밤새 장비를 동원해 민가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인 87%보다 오히려 낮아진 상황이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일출 직후부터 헬기 30대를 투입해 공중 진화에 나섰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