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도 호텔처럼”···‘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눈독 들이는 기업 어디?
면세사업 적자인 호텔업계 시니어 주거 사업 새 먹거리 호텔 5성급 서비스 제공 눈길 의료·상업·취미시설 등도 갖춰
국내 호텔업계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로 노인을 위한 주거 및 복지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니어 레지던스가 호텔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호텔신라,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호텔업계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빠르게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시니어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상업부터 의료, 취미 시설 등을 제공하는 복합주거시설을 갖춰 전문적인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호텔업계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를 맞이하고 있는 점도 시니어 레지던스 진출의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특히 면세사업 등 전통적인 호텔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으며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첫 타자는 롯데호텔이다. 롯데호텔은 2022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Liberty)'를 론칭하고 올해 부산 기장군 일대에 'VL 라우어'와 서울 강서구 'VL 르웨스트'의 위탁 운영을 준비 중이다. VL 라우어는 국내 최초로 특급호텔이 위탁 운영하는 시니어 레지던스로 올해 상반기 들어설 예정이다. VL 라우어는 대지 면적 6만1031㎡에 574가구가 들어서며 고급 레지던스와 한방병원, 메디컬센터, 상업시설 등이 조성된다. VL 르웨스트는 오는 10월 오픈 예정이다.
VL 시니어 레지던스는 50년 경력의 롯데호텔이 제공하는 5성급 서비스와 함께 24시간 응대, 청소 및 관리, 기사 동행 렌터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건강관리에는 롯데의료재단의 보바스기념병원이 연계된 24시간 운영 건강센터가 VL 르웨스트 단지 내에 세워진다. 또한 상급 종합병원, 롯데헬스케어의 맞춤형 시니어 케어 서비스가 연계돼 제공된다. 기존 레지던스와 달리 반려동물 동반 입주도 가능하다.
호텔신라도 시니어레지던스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호텔신라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종합휴양업'과 '콘도미니엄 분양·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추가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사업 기회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정관에 사업 목적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시니어 레지던스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시니어 레지던스 서비스기획’ 부문의 채용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리퍼티에서 시니어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지난 2023년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 먹거리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꼽은 이후 본격적인 실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동산 개발은 신세계프라퍼티, 서비스 운영은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호텔업계는 신세계, 롯데 등 주로 유통대기업의 계열사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시니어 주거 시설과 함께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도 결합된 형태의 복합단지를 세울 수 있는 사업 확장성도 높은 편이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호텔업계에게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호텔업계는 고객 관리와 서비스 제공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며 “프리미엄 서비스와 시설을 제공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