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자회사 포함 GA 설계사, 1400억 유사수신 적발···원수사 책임론 확대

피라미드 방식으로 투자금 모집 사회초년생 등 765명 피해 집계 "설계사 수수료 체계 등 살펴야"

2025-03-24     허아은 기자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등 보험설계사들이 대부업체 PS파이낸셜과 공모해 1400억원대의 유사수신(폰지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등 보험설계사들이 대부업체 PS파이낸셜과 공모해 1400억원대의 유사수신(폰지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험사의 관리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사수신 연루 의혹이 제기된 GA 두 곳을 현장 검사한 결과 이들 GA 소속 설계사 97명이 사회초년생 등 765명을 대상으로 1406억원의 불법 자금을 모집하고 이 중 342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사건의 핵심 인물은 보험설계사 출신으로 대부업체 PS파이낸셜을 운영하는 총책 A씨로 그는 2022년 GA A사를 직접 설립하고 피라미드 방식으로 설계사 조직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소속 설계사 조직도 이 같은 불법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소속 설계사 30명은 피해자 350명으로부터 293억원을 모집한 뒤 48억원을 미상환했다.

설계사들은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단기채권 투자상품, PS파이낸셜의 대출자금 운용상품 등을 제안하며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였다. 고객의 투자금은 대부업체 대표의 개인 계좌로 송금됐으며 목표 실적을 달성한 설계사들에게는 특별 보너스가 지급되는 등 전형적인 피라미드 영업 방식을 취했다. 해당 자금은 신규 투자자 유치에 쓰이는 등 전형적인 폰지사기 구조를 띠었다.

/금융감독원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법인보험대리점(GA)은 보험사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자회사형 GA의 경우 모회사인 보험사가 내부 통제와 감독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미래에셋생명이 이번 사태에서 GA에 대한 내부 감시를 충분히 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A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제도 마련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주선 강남대 정경학부 교수는 "현재 GA업계는 보험산업에서 보험사에 비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내부통제 기관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 사건은 보험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으므로 수수료 체계 등 전반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GA의 통제 강화를 위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연구원은 본지에 "GA의 영업 방식이 점차 복잡해지는 만큼 GA 설계사들의 수익 구조와 보상 체계를 재검토해 불법적인 유사수신 행위를 유도하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본지에 "사건에 가담한 설계사 30명 중 절반인 15명에 대해 최고 수준 징계인 해촉을 진행했다"며 "남은 인원도 해촉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관계자는 "향후 금감원 지시에 따른 대응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G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 측은 "유사수신과 같은 불법 행위에 연루된 GA와 보험설계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등록취소 및 강력한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며 "GA가 금융사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