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하루 '1조 시대'···삼페-네페 양강구도, 애플 도전장?
간편결제 하루 평균 이용액 1.1조원 기록 도입 카드사 늘고 가맹점 증가 추세지만 "소액 위주, 실물 카드 넘기 힘들 것" 의견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애플페이가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기존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1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는 2016년 하루 평균 1000억원 수준에서 11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3년 기준 월간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6억 건에 달했으며 연간 이용 금액은 450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간편결제의 비중은 85%에 이르렀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삼성페이가 64.4%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는 네이버페이가 28.1%, 카카오페이가 19.6%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인다. 반면 2023년 국내에 진출한 애플페이는 5.2%의 점유율에 그치며 아직은 제한적인 입지를 보인다.
그러나 애플페이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존에는 현대카드만 애플페이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도입을 준비하는 등 애플페이 도입률은 높아질 전망이다.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애플페이 사용 가능 가맹점 수는 30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2023년 7월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단기간 내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애플의 강력한 연동성과 보안성을 앞세워 MZ세대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iOS 사용자의 60% 이상이 애플페이를 등록했으며 전년 대비 이용 건수가 80% 증가하는 등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기존 강자들의 높은 점유율을 고려하면 애플페이가 시장을 크게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여성경제신문에 "애플 기기는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지만 소액 결제 비중이 높은 만큼 실물 카드 대비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간편결제 시장의 향방은 금융당국의 규제 방향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간편결제 사업자들의 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이페이먼트 도입으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의 결제 시장 장악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14개 사업자가 마이페이먼트 등록을 마쳤으며 향후 3년 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