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명동 타운’ 대전, 랜드마크 누가 차지할까

롯데 영플라자 4월 전면 개보수 돌입 신세계 본점도 12년 만에 리뉴얼 ‘타운화’ 전략으로 백화점 1위 경쟁

2025-03-19     류빈 기자
(왼쪽부터) 롯데백화점 명동 영플라자, 신세계백화점 본점 /각 사

국내 백화점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명동에서 정면대결을 펼친다. 양사는 강북 상권 ‘제 1의 랜드마크’를 차지하기 위해 본점 리뉴얼에 돌입하며 ‘명동 타운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명동에 있는 각사 본점 리뉴얼에 돌입한다. 이들이 내세운 타운화 전략은 단순히 매장 리뉴얼 및 확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명동과 남대문 일대 상권을 연결 시켜 하나의 거대한 복합 쇼핑·문화 타운으로 만들겠단 전략이다. 이에 명동이 ‘롯데 타운’이 될지, ‘신세계 타운’이 될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는 오는 4월부터 전면 개보수 공사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영플라자는 3월 31일까지 영업 종료 및 매장 정리 작업을 마치고, 4월부터 공사에 본격 착수한다. 명동 상권의 장점을 살려 글로벌 젠지(Gen-Z)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 패션, F&B, 아트 등을 총망라한 ‘K-콘텐츠’ 전문관 조성을 비롯해, ‘롯데타운 명동’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영플라자가 아예 영업을 종료하고 개보수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영플라자는 기존 ‘미도파백화점(메트로미도파점)’을 롯데백화점이 2002년 인수한 후 이듬해 ‘영플라자’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오픈한 점포다. 오픈 당시 젊은 고객들을 타깃으로 패션 카테고리를 특화한 새로운 컨셉의 매장이었다. 이후 영플라자는 ‘영’ 컨셉은 유지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글로벌 SPA,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 IP콘텐츠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변화해왔다. 

롯데백화점은 강북 상권을 대표하는 ‘롯데타운 명동’ 완성을 위해 본점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2027년 말 강북 상권 최고의 쇼핑·관광·문화 지역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본관은 2019년 프리미엄 리빙관 조성에 이어 2021년부터 대대적인 리뉴얼을 시작했다. 2021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지하 1층에 리뉴얼 오픈한 뷰티관 같은 경우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본점의 에비뉴엘관 역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도 ‘본점 타운화’ 전략을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12년 만에 대대적인 본점 리뉴얼에 나선다. 올해 리뉴얼에 포함된 영업 면적은 총 8264㎡(약 2500평)으로 2013년 신세계 본점 신관 개장 이래 최대 규모의 리뉴얼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도 "올해 '더 헤리티지' 개점을 시작으로 본점 타운화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신세계 본점은 매출 규모 기준 강남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쳐 입지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에 지난해 승진한 정 회장은 신세계 본점의 본관과 신관, 옛 SC제일은행 본점을 연결해 대형 쇼핑단지를 만들겠단 복안이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신세계는 지난 14일 신관 리뉴얼 공간을 가장 먼저 열었다. 신관은 명품과 주얼리 매장을 강화했다. 이어 올해 본점 옆에 위치한 옛 SC제일은행 건물을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새단장해 내달 초 오픈할 예정이다. 본관은 명품·잡화 중심의 ‘더 리저브’로 리뉴얼한다. 이곳에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이 각각 플래그십 스토어를 제외한 국내 최대 규모의 매장을 오픈한다. 또한 패션·식음료 중심의 신관인 ‘더 에스테이트’까지 차례로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와 신세계는 롯데 잠실, 신세계 강남으로 국내 백화점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지난 2021년 본관인 백화점과 명품관인 에비뉴엘, 쇼핑몰인 월드타워몰을 한 곳으로 모아 지난해 매출 3조5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신세계 강남점이 국내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달성한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3조3269억원으로 전국 백화점 중 1위를 기록했지만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턱 끝까지 쫓아온 셈이다. 이에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미식과 쇼핑, 예술이 어우러진 ‘하우스 오브 신세계’ 공간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내부 슈퍼마켓을 새단장해 ‘신세계 마켓’으로 재개장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들의 경쟁은 이제 강북으로 넘어왔다. 이커머스 쇼핑 시장이 커진 가운데 백화점들은 오프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면서 타운화 전략에 더욱 더 힘쓰는 모양새다. 양사는 타운화를 통한 매출 확대를 노리며 업계 선두 자리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 잠실점이 큰 영업 면적으로 매출 성장을 이뤄낸 만큼 신세계도 타운화를 통한 매출 극대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코로나19 당시 줄어들었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금 명동으로 몰려들면서 명동 상권 공략에 집중하면서 타운화 전략의 성패에 따라 업계 1위 자리가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각사마다 명운을 걸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