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떼고 '증권'으로···PIB 강화하는 DB금투, 승부수 통할까
25일 주총서 사명 변경, DB증권 출범 PIB 모델 앞세워 수익성 강화 추진
DB금융투자가 사명을 ‘DB증권’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본격화했지만 PIB(프라이빗뱅커+기업금융) 모델 강화와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DB금융투자’라는 이름이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부문을 포괄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던 만큼 이번 사명 변경이 향후 사업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DB금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619억원, 당기순이익 5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90%, 32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당 4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고 3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시가배당수익률은 7% 수준이다. 주주환원율을 40% 이상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경영진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며 책임 경영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DB금투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및 대내외 정세 변화 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PIB(프라이빗 뱅커(PB)+기업금융(IB)) 연계 영업 강화를 바탕으로 IB부문 성과가 개선됐고 금리하락 영향으로 트레이딩 부문의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DB금투자 PIB 사업 모델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PIB란 프라이빗 뱅커(PB)와 기업금융(IB)을 결합한 사업 모델로 개인 고객의 자산관리와 기업 대상 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2027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업종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 상회를 목표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증권업종의 평균 대비 PBR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장 재평가가 이뤄질 경우 상승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B금투는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책임 경영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밸류업 계획 발표 이후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직원들의 우리사주 취득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과 투자자들이 함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DB금투가 사명 변경을 계기로 PIB 사업 모델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권 전반적으로 PIB 모델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PIB 모델은 개인 고객과 기업 금융을 결합하는 방식이지만 결국 시장에서 차별화하려면 IB(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증권사들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의 연계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PIB 모델이 단순한 전략적 개념을 넘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IB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PIB 모델이 효과를 내려면 단순한 고객 확대가 아니라 특정 시장에서의 강점이 분명해야 한다"며 "차별화된 PIB 전략을 통해 기존 사업 모델과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