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경직성 여전"···한국 노동시장, 올해도 '부자유' 등급 기록

경제자유지수 1위 싱가포르, 中·北 최하위권 韓 노동시장 100위, 전년 대비 13계단 하락 조세, 투자·금융 항목에서도 낮은 평가 기록 美 헤리티지 재단 "정치적 혼란 영향 불가피"

2025-03-10     김성하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미 헤리티지 재단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미국 보수주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0일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지난 2월 28일 발표한 '2025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 대상 184개국 중 종합 순위 17위를 기록하며 '거의 자유(Mostly Free)' 등급을 받았지만 노동시장 항목에서는 '부자유(Mostly Unfree)' 등급을 유지하며 100위에 머물렀다.

올해 경제자유지수 1위는 싱가포르가 차지했으며 스위스와 아일랜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개국은 경제 활동이 '완전 자유(Free)' 수준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26위, 28위를 기록했으며 중국(151위)과 북한(176위)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의 노동시장 점수는 56.4점으로 12개 평가 항목 중 가장 낮았다. 노동시장은 근로 시간, 채용, 해고 등의 규제가 경직될수록 낮은 점수를 받는다. 한국은 2005년 해당 항목이 신설된 이후 줄곧 '부자유' 또는 '억압(Repressed)' 등급을 받아 전체 순위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한국의 노동시장 순위는 전년 87위에서 13계단 하락한 100위를 기록했다. G7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독일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총은 이번 분석 결과가 경직된 노동 규제가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조세와 투자·금융 항목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조세 항목은 59.6점으로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하며 '부자유' 등급을 기록해 글로벌 조세 경쟁력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융 항목 역시 60.0점에 그쳤다.

헤리티지 재단은 "한국의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이 각각 49.5%, 27.5%에 달하며 국민부담률(GDP 대비 조세·사회보장 기여금 비중)도 28.9%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경제가 경쟁력 있는 민간 부문을 기반으로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정연 경총 국제협력팀장은 "이번 평가를 통해 한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경제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각국이 기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 유치를 위해 규제 개선과 인센티브 지원에 나서는 만큼 한국도 노동 규제 개선과 노사관계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