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에 싣나···삼성SDI·SK온 격돌 임박
삼성, 업계최고 수준 에너지 밀도 구현 SK, 투 트랙 전고체 배터리 개발 장점 전고체 R&D 속도전 펼치는 中 변수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하여 밀도를 높이고 화재 위험성을 낮춰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각국이 전고체 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개발 경쟁을 가속하는 가운데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잡고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SK온은 이달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한다.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에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을 적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여 전고체가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로 업계 최고 수준인 900Wh/L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하다”며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삼성SDI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다수의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해 평가를 진행했다. 현재는 다음 단계의 샘플을 준비 중이며, 기존 일정에 차질 없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투 트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으로, 기술 구현 가능성을 높였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9년까지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에코프로의 최문호 대표는 여성경제신문에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고체 전해질을 2026년 말부터 양산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대전 배터리연구원 안에 완공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양산 체계를 구축해 시장 진입 시점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특히 SK온은 서울대 연구팀과 함께 망간리치(LMRO) 양극재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적용 가능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발간돼 화제가 됐다. LMRO 활물질의 열화 메커니즘을 상세히 규명해 성능 위주로 다룬 기존 연구와 차별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은 여성경제신문에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SK온의 뛰어난 기술 역량, 연구 개발과 학계 전문가들과 시너지를 내어 이뤄낸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노력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뛰어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역시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두고 선점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로 CATL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연구개발과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쏟고 있다. 지난해 말 R&D 부서를 1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올 초에는 20Ah 용량의 샘플 시범 생산을 시작했다.
홍영준 포스코퓨처엠 기술연구소장은 “2027년에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열리게 되면 2032년 즈음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점프업(확장)을 할 시기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국이 전고체 배터리에 조 단위로 투자를 하고 있고 비야디 등 대부분 중국 회사들도 2027년에 전고체 배터리 첫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