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금리차 2년 반 만에 최대···대출규제에 예금금리만 '뚝뚝'

5대 銀 중 NH농협 1.46%P로 최대 작년 하반기 당국 규제에 가산금리 ↑

2025-03-03     허아은 기자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지난 2년 반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지난 2년 반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통상 금리가 하락하면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지만 이번에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들이 금리 변동을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더 빠르게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NH농협이 1.46%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신한이 1.42%포인트, 하나 1.37%포인트, 우리 1.34%포인트, KB국민이 1.29%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은행 중에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포인트로 1위를 기록했다. 2~4위는 한국씨티은행(2.61%포인트), 토스뱅크(2.43%포인트), 광주은행(2.08%포인트) 순이었다.

금리 하락기에는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낮아져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강하게 억제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았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도권 주택 거래가 급증했던 지난 3분기 이후 은행은 가산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했고 그 여파로 예대금리차가 작년 8월부터 계속 확대됐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6개월 동안 △신한 1.22%포인트 △우리 1.19%포인트 △KB국민 0.85%포인트 △하나 0.84%포인트 △NH농협 0.61%포인트씩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는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신한은행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금리 하락이 더딘 반면 예금금리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정기예금 금리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2일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95∼3.30% 수준으로 조만간 3%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찾기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