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돌봄 위기, AI가 해결책?···'초고령 사회, 새로운 해법을 찾다' 개최

"활용 위한 법·제도 정비 시급" 데이터 활용 및 기반 강화해야

2025-02-20     김민 기자
20일 'AI와 의료 돌봄의 미래–초고령 사회, 새로운 해법을 찾다'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윤 의원실

지난 2024년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게 되면서 노인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요양사와 같은 돌봄 문제의 경우 인력난까지 겹쳐 대책이 강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발전하는 AI 기술을 의료 돌봄에 활용하자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AI와 의료 돌봄의 미래–초고령 사회, 새로운 해법을 찾다'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해당 토론회는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 돌봄 체계의 가능성과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정동영·이언주·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AI 진흥 TF,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행사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축사로 시작됐다. 정 의원은 "한국은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2040년에는 전 인구의 32%가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알렸다. 그는 토론회가 의미 깊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의원은 사람들이 AI에 가지는 우려를 화두로 축사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핸드폰이 생기면서 인간의 뇌가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를 한 적이 있었다. AI 때문에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잘 극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놓쳐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가"라며 "AI가 일부 인간의 뇌 활동을 대체하겠지만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위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문명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김윤 의원, 전진숙 의원, 황정아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이 축사를 통해 AI 의료 돌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의 첫 발제는 강재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가 맡았다. 그는 '헬스케어 AI 발전 현황과 국내·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강 교수는 멀티모달 LLM(large language mode)의 등장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멀티모달 LLM의 의료 돌봄 도입을 설명했다. LLM은 대규모 언어 모델로 대규모 텍스트를 학습해 자연스럽고 인간 수준에 가까운 텍스트를 생성하고 이해하는 AI고 멀티모달 LLM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 같은 복합 입력 처리까지 가능한 AI다.

그는 "대형언어모델 연구는 미국, 중국, 유럽 등의 강대국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의료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연구 선도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현재 한국에서는 미국의 의사 면허를 통과한 최초의 소형 의료 돌봄 언어 모델을 개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는 법적, 제도적으로 과도한 규제가 있거나 아예 규제가 부재한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입장이다. 그는 정부가 주도하는 전국 단위의 돌봄 AI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I와 의료 돌봄의 미래–초고령 사회, 새로운 해법을 찾다' 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이 AI 돌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윤 의원실

다음 발제는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맡았다. 그는 '스마트 의료 돌봄 시대, 생애전주기 건강관리 AI 활용'을 주제로 "헬스케어는 금융이나 몇 가지 영역과 더불어서 AI가 가장 강력하게 쓰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자사에서 개발 중인 AI를 소개하며 "의료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 처지에서는 AI 사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AI를 사용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다루기 쉬워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백영하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디지털헬스케어와 의료 혁신, 보건의료데이터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를 통해 국내의 데이터 활용체계 및 제도 기반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 과장은 "우리의료의 현황을 점검해 보면 뛰어난 ICT 역량과 잠재가치 높은 데이터가 있으나 일관성 있는 법이나 제도 정비는 계속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그는 △건강 정보 고속도로 △ 미충족 의료수요 해결을 위한 의료 인공지능 연구개발 △ 연구 목적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지원 (가명정보) △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 보건의료데이터 표준 △ 보건의료데이터 상호운용성 △ 데이터 활용체계 및 제도 기반 강화 △ 융복합 연구를 위한 인재 양성 등의 보건의료 데이터 정책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는 이호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였다. 이 교수는 '지속 가능한 보편적 의료 돌봄을 위한 AI 활용 방안'이라는 주제로 "돌봄이란 삶처럼 연속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의료 돌봄에 필요한 데이터, 의료 데이터, 돌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등이 필요하며 국가가 각종 체계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토론회는 김현정 대한디지털헬스학회 이사장, 홍승권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회 정책위원, 김미영 한국환자단체연합 이사의 토론으로 이어지며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