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와 손잡은 BYD···중국판 빅브라더의 이름은 '신의 눈'
비야디 전 차종에 지능형 주행 시스템 장착 1400만원대 보급형 EV도 추가금 없이 적용 딥시크 R1, ADAS에서 지능형 서비스 담당 "동선 및 특정 행동 정보 유출 가능성 충분"
거대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와 손잡고 중국 전 차종에 지능형 주행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에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제기된 딥시크 AI가 탑재되면서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중국 전기차 업계 등에 따르면 BYD의 왕촨푸 회장은 지난 10일 중국 선전 본사에서 열린 스마트 전략 발표회 '신의 눈(天神之眼·God’s Eye)'에서 최근 개발을 완료한 고급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전 차종에 기본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딥시크의 거대언어모델(LLM)인 '딥시크 R1'을 적용할 계획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왕촨푸 회장은 '신의 눈' 오토파일럿 시스템의 세 가지 버전을 공개하며 "신의 눈은 운전자 개입 없이 1000km 이상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자율 주차 성공률이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BYD는 이번에 공개된 ADAS를 기본 탑재한 21개 모델의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이 중 시판 가격이 10만 위안(약 1986만원) 이하인 차량 3개 모델도 포함됐다. 특히 6만9800위안(약 1400만원)으로 출시되는 '시걸(Seagull)'에도 해당 시스템이 기본 장착된다. 기존에는 4000만원 중반대 이상의 차량에만 운전자의 개입하에 고속도로 자율 주행 탐색 기능을 제공해 왔다.
신의 눈 시스템은 A, B, C 세 가지 버전으로 구분된다. Eye A는 3 레이저 버전(DiPilot 600)으로 BYD 고급 브랜드인 '양왕'에 탑재되며 Eye B는 레이저 버전(DiPilot 300)으로 덴자(DENZA) 및 BYD 브랜드에 적용된다. Eye C는 BYD 대부분의 모델에 사용되는 버전(DiPilot 100)이다.
BYD가 적용한 ADAS는 지능형 주행 L2+ 엔드투엔드 자율주행으로 운전자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L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과는 차이가 있다. L1~L2+는 운전자 지원 및 부분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며 주로 운전자의 조작을 보조하고 일부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중 신의 눈 C는 고속도로에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진입·출구 램프 통과 △차선 유지 △순항 주행 및 차선 변경 △일부 장애물 회피·우회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자율 주차 기능은 실제 주차 습관과 시나리오를 반영해 차량에서 내리기, 문 잠금 등의 과정을 자동화해 사용자가 번거로운 주차 및 잠금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이에 왕촨푸 회장은 "좋은 기술은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라며 "스마트 주행 기능이 안전벨트나 에어백처럼 자동차의 필수 요소로 조만간 중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YD의 ADAS 기능에서 딥시크는 정보 처리 등 차량 내 지능형 서비스 역할을 담당한다. AI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기술로 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통해 수집된 도로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주행 경로를 찾고 돌발 상황에 대응한다.
딥시크와 BYD의 협력은 전기차 소비자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딥시크가 공개된 이후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지며 여러 국가에서 이용이 차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BYD 차량에 딥시크가 탑재될 경우 운전자의 동선과 주행 정보 등 각종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중 업무 처리나 통화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이미지 인식을 통해 국내 지형과 다양한 장소의 데이터가 수집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달 BYD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정식 진출하면서 이러한 논란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의 동선이나 특정 행동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이는 OTA(Over-the-Air)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상에서 정보가 전송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차량이 이미지나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지형이나 주요 시설을 분석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이러한 분석이 이루어지려면 차량에 카메라 센서가 장착돼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국내 차량에서는 블랙박스가 그 역할을 한다"며 "대부분 블랙박스는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이 작지만 BYD 차량 기본 옵션으로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