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兆 체코 원전 최종 계약 ‘9부능선’···정·재계 막판 총력전
내달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 ‘성큼’ 수교 35주년 경협 분야 확대 계기
정부가 체코 측과 원전 계약 협상을 원활히 하면서 다음 달로 예정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출 본계약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특히 올해 한-체코 수교 35주년을 맞아 범정부 차원에서 체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양국 민간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루카쉬 블첵 체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7일 '팀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신규 원전 사업 관련 "최종 계약이 곧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루카쉬 블첵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체코 제2차 공급망·에너지 대화(SCED) 모두발언에서 "한국이 지난 5개월간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밤낮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SCED는 한-체코 간 산업·에너지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협력 채널이다. 이번 2차 SCED 회의에서는 한국 측이 정해진 일정과 절차에 따라 계약 협상을 원활히 추진해 온 점을 평가하고, 원전 분야 공동 R&D·인력 양성 등 협력 방안을 살펴봤다.
한국과 체코 정부 간 원전 계약 협상이 순항하면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출 본계약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다.
한수원은 다음 달을 시한으로 체코 발주처와 본계약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본계약 이후 곧바로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사업 전담 부서인 체코원전사업처를 신규 설치하고 100여명의 직원들을 투입했다. 최종 계약이 확정됐을 때 곧바로 현지 사업 추진에 나설 수 있도록 기술·품질·안전 전문 인력들을 다수 포함시켰다. 한수원은 필요에 따라 추가 공모를 통해 수십명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20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 조달 방안도 마련된 상태다. 체코 정부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등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계획을 마련해 유럽연합(EU)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원전 협력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당장 이달 국내 민간 기업들의 체코행 일정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오는 25일 체코에서 한국·체코 원전기업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 체결을 앞두고 해당 사업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로 두산, 대우건설과 함께 콘퍼런스에 참여할 중소·중견기업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체코 수출 노형인 APR1000의 표준설계인가 안전성 심사에 착수했다. APR1000은 신한울·새울 원전의 APR1400 노형에서 설비용량과 안전설비 등이 변경된 노형으로, 국내에 건설된 적이 없기에 안전성을 입증해 수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준비를 통해 오는 3월 최종 계약이 확정되면 두코바니 원전 5호기는 203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두코바니 원전 협력을 계기로 양국의 향후 원전 협력도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다. 루카쉬 블첵 장관은 이날 "체코 산업계 공급망이 다른 유럽 및 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기대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의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 의향을 피력했다.
체코 정부가 향후 3~5년 내 테멜린 지역에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는 기대다.
한편 정부는 올해 한-체코 수교 35주년을 맞아 범정부 차원에서 체코와의 협력 약정을 내실 있게 이행하고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앞서 세운 바 있다. 원전 협력을 발판 삼아 체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민간 분야에서 한-체코 투자 콘퍼런스, 수입박람회 추진 등 양국 기업의 상호 진출과 비즈니스 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올해는 양국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이라며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원활히 체결돼 그동안 긴밀했던 양국 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해 나가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