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리포트는 없었다···애널이 말하는 '부자의 기술'은?

박승영 한화증권 연구원, '부자의 기술' 발간 "30대는 몸, 40대는 머리, 50대는 시간 써라"

2025-02-18     서은정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투자 전략-부자의 기술'에는 부자가 되려면 연령별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방법론이 담겨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방법론을 제시한 리포트가 투자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박승영 연구원이 지난 14일 발간한 '부자의 기술'이란 제목의 리포트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많은 이의 최대 관심사인 '부'에 대해 연령별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직관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해당 자료는 부자론과 더불어 부자가 되는 법, 아름다운 은퇴에 필요한 것 등을 담고 있다.

리포트는 '누가 부자인가'란 질문에 "불로소득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고 부자가 된 이후엔 더 욕심을 부리지 않는 자제력을 지닌 이"라며 "이에 해당하는 부자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 남짓"이라고 말한다.

또 '어떻게 부자가 되는지'와 관련해선 "사람에겐 인적자본과 금융자본이 있다. 소득을 자산으로 잘 바꿔야 부자가 될 수 있다"며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는 도구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 가진 게 없을 땐 성실함, 조금 모였을 땐 지식, 자산이 충분할 땐 시간"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한국에서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연령대별로 소개한다. 30대는 '성장하는 시기'라며 몸을 쓰라고 당부한다. 무엇보다 소득과 자산 증가율이 모두 높은 30대의 특성상 수익률이 가장 높은 건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임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 근로소득을 최대한 높일 것을 조언한다.

그는 30대의 최대 고민인 내 집 마련과 관련해선 그 장점이 약해졌다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내 집을 소유하면 주거비를 인플레이션에 연동시킬 수 있고 학군 등 주변 인프라를 누릴 수 있지만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주택의 인플레이션 헤지(손실 회피) 기능도 서울 특정 지역 아파트로만 국한되고 있다"며 "집으로 인플레를 헤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40대엔 머리를 쓰라고 강조한다. 그는 "40대는 잘 벌고 잘 쓰고 자산도 많고 부채도 많다"며 "경력과 소득이 정점을 찍는 시기이기 때문에 내려올 때를 대비해 소득을 자산으로 전환해 놓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 "40대 가구의 가장 큰 지출은 교육비"라고 부연했다.

이어 40대의 투자와 관련해선 조언그룹을 두고 투자 규모를 키울 것을 제언한다. 박 연구원은 "자산을 늘릴 때는 포트폴리오를 압축하고 지킬 때는 분산해야 한다"며 "40~45세는 투자자로서 전성기인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동성 지능과 규칙을 찾아내는 결정성 지능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투자와 관련해 40대인 자기 자신을 잡아 줄 '조언그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리포트는 50대엔 시간을 쓰라고 강조한다. 그는 "50대의 경우 교육비가 감소하고 여가비는 늘어 삶의 질이 높아진다"며 "50대부터 여유자금을 투자자산으로 바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자산과 비주거 부동산은 자산소득의 원천"이라며 "이것들이 금융 부채보다 많고 경상소득이 흑자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산이 늘기 때문에 시간이 내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금융부채가 더 많으면 자연히 부채가 증가해 시간에 쫓기게 된다. 50대엔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50대의 투자에 대해서는 "50대는 손실을 보면 복구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투자는 방어적으로, 포트폴리오는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는 "변동성까지 제어하면 더 좋다. 커버드 콜(Covered Call) 같은 상품의 편입도 고려해 볼만하다"며 "TDF(Target Date Fund·타깃 데이트 펀드)보단 TIF(Target Income Fund·타깃 인컴 펀드)가 적합하다"고 부연했다.

위 보고서와 관련해 다양한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남·35)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집 장만은 어떻게 할지, 돈을 어떻게 불릴지 고민하는 시기였는데 30대 때는 일단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는 보고서 내용이 사고의 전환을 일으켰다"며 "최근에는 일해서 저축하는 것보다 빚내서라도 자산을 불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일단 일에 전문성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직장인 박모 씨(남·44)는 "짧으면서 임팩트가 있다. 특히 자산을 늘릴 때는 포트폴리오를 압축하고 지킬 때는 분산해야 한다는 부분이 좋았다"며 "맨큐의 경제학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배운 탓에 포트폴리오가 너무 벌어져 있지 않았나 싶다. 40대까진 뾰족하게 가자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와닿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승영 연구원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화투자증권은 한두희 대표 취임 이후 전략적으로 투자자들의 자산을 늘리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방법을 연구해 왔다"며 "리서치센터도 분기 자산 전략 보고서를 내는 등 관련한 리서치를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부자의 기술도 개인 투자자들이 부를 늘려가는 데 있어 마켓타이밍이나 인기 있는 자산, 주식을 따라다니는 게 아니라 투자 철학을 갖고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면 부자에 이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앞으로도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산 전략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회사와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연구하고 발간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