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 소년 만화 캐릭터 여의도 상륙···젊은 여성들의 '덕질' 열기
'소년 점프' 팝업 13~26일 2주간 운영 '더 현대 서울' 지하 2층 아이코닉서 10~20대 여성 '매니아'들에 크게 인기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일본까지 여행을 가야 방문할 수 있었던 '점프샵'이 한국에 상륙했다. 점프샵은 일본 대표 만화 잡지 <주간 소년 점프>의 인기 캐릭터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팝업으로 일본 슈에이샤(집영사)와 베네릭사, 한국 출판사 서울미디어코믹스가 협력해 국내에서 최초로 공식 라이선스로 운영되는 행사다.
어느 한 분야를 광적으로 좋아해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해당 분야를 파고들면 '덕질'이라고 불린다. 매니아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표현한 단어인 ‘덕후’의 행위에서 비롯됐다.
지금이야 아이돌을 비롯한 연예인을 좋아하거나 화장품이나 LP판 등 다양한 물건을 수집하는 것도 덕질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해당 용어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광적으로 좋아하고 관련 활동을 취미 생활로 삼을 때 쓰였다. 그중에서도 나루토, 원피스, 블리치 등으로 대표되는 '소년 만화'는 가장 인기 있는 덕질 대상이다. 최근에는 사카모토 데이즈, 괴수 8호, 주술회전,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등의 작품들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런 소년 만화를 향한 국내 매니아들의 애정은 13일 오픈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점프샵'에서 드러났다. 14일 여성경제신문이 현장을 갔을 때 팝업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13일부터 16일, 21일부터 23일까지는 사전 예약자들만 방문 가능한데 관계자에 의하면 사전 예약자 수는 총 6950명이며 취소하고 재예약된 것까지 고려하면 7000명이 넘을 것이라 한다.
서울미디어코믹스 관계자는 "이번에 저희가 처음으로 한국 공식 라이선스 팝업을 개최하게 돼 많이 기대하고 있다"라며 "매출만이 아니라 점프의 캐릭터가 한국 분들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를 알아보는 것이 이번 기간 한정 점프샵의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취지를 고려했을 때 이번 점프샵 팝업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7000명이 넘는 사전 예약 인원과 팝업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보자면 아직도 일본 소년 만화의 위상이 한국 내 '덕후'들에게 큰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매장의 주 이용 고객층을 봤을 때 일본의 소년 만화가 덕후 층에서도 10~20대 여성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매장 내의 거의 모든 고객이 여성이었고 그중에서도 거의 대다수가 10~20대였다. 소년 만화 특유의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들이 젊은 여성층에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팝업 내부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선 행사장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 원피스의 루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의 데쿠 등 인기 캐릭터들과 키를 재볼 수 있는 포토존이었다. 이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벽면 곳곳에 원피스, 사카모토 데이즈, 헌터X헌터, 괴수 8호, 블리치 등 인기 작품의 일러스트가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팝업 방문의 핵심은 각종 상품을 구매하는 때다. 전시를 지나쳐 안쪽으로 들어가니 각종 상품이 작품별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최근 애니메이션 방영이 시작된 '사카모토 데이즈'와 전통의 인기 작품인 '헌터X헌터' 상품이었다.
안쪽에는 2010년대에 연재해 완결 이후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만화 '하이큐'의 굿즈들이 보였다. 하이큐의 인기는 완결 이후에도 여전해 관계자에 의하면 계속 물건을 채워 넣고 있음에도 인기 제품들은 하루 만에 다 나가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이큐 매장 옆에는 역시 화제의 작품인 '괴수 8호'의 상품들이 나열돼 있었다. 해당 만화의 인기 캐릭터인 '나루미 겐'의 경우 들어온 인형이 순식간에 품절돼 14일에 방문했을 때는 상품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얼마 전에 완결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인기도 상당했다. 포스터는 빠르게 팔려나가 새 물건들이 들어온 상태였으며 랜덤 배지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물건들이 잘 팔리다 보니 주최 측에서는 작품 불문하고 구매 개수에 제한을 걸었다. 랜덤 상품을 제외한 모든 굿즈는 1개밖에 구매하지 못하며 랜덤 제품들도 최대 5개만 구매가 가능한 상태다.
점프샵은 이달 13~26일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 2주간 운영된다. 13~16일, 21~23일은 네이버 사전 예약 입장 지정일이며 네이버 '기간 한정 JUMP SHOP IN SEOUL' 검색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일반 입장 지정일은 17~20일, 24~26일이다.
점프샵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볼 만한 팝업이다. 추억의 작품을 구경하거나 현재 인기 있는 작품들을 아는 데도 도움될 곳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