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렌탈업계 상조업 진출 러시···소비자 마음 잡을까
이미 시장 선두권 안착한 교원 대교 후불제 도입·웅진 진출 검토 코웨이, 렌탈·상조 결합상품 시도 보험사·은행 진출 가능성 거론도
초고령화로 상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전통 상조 업체뿐만 아니라 교육·렌탈업계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교원, 대교, 웅진, 코웨이는 각자의 사업 특성을 살려 렌탈·후불제·여행 결합 등 차별화된 상조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1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 기업은 상조 서비스를 기존 사업과 연계한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상조 시장 규모(선수금)는 9조4486억원으로 매년 약 1조원씩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선수금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보람그룹, 교원라이프, 대명스테이션, 더케이예다함 등을 포함한 빅5의 시장 점유율이 약 74%에 달하는 가운데 신규 진입 기업들은 기존 업종에서 쌓은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교는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통해 시니어 사업을 운영하며 상조 서비스 ‘나다운 졸업식’을 출시했다. 대교뉴이프는 주간보호센터와 방문요양센터, 프렌차이즈센터 등 총 59개소를 운영 중이다. ‘나다운 졸업식’ 서비스는 기존 접객과 상주 중심에서 고인 중심의 장례 문화를 지향하며 고객 맞춤형으로 ‘나만의 장례식’을 제공한다. 장례 비용은 후불제로 운영되며 엔딩 노트, 보험 및 자산 정보, AI 케어콜 등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웅진은 지난해 12월 공시를 통해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포함해 신규사업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 프리드라이프와 협력해 AI 기반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결합한 상조 바우처 프로그램을 출시한 바 있다.
렌탈 기업인 코웨이도 상조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했으며 실버 세대의 생애 주기 전반을 케어하는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직영 매장 일부와 홈페이지를 통해 렌탈·상조 결합상품을 시범 판매 중이며 상반기 내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코웨이는 △문화 △여행 △숙박 △결혼 △펫 △요양 △장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토탈 실버 케어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교원은 2010년 교원라이프를 설립해 이미 상조 시장에 진출했으며 업계 선두권으로 자리 잡았다. 교원라이프는 2023년 사상 처음으로 부금예수금 1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2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교원투어 여행이지와 협력해 여행 지원 혜택을 포함한 상조·여행 결합상품을 선보이며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조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신규 진입 기업들은 자사 핵심 사업과 연계한 전략을 통해 시장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교원, 대교, 코웨이 등은 기존 업종에서 쌓아온 강점을 활용해 상조 서비스로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코웨이는 렌탈 사업과 상조를 결합해 장기 가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고 대교는 기존 실버 케어 사업의 연장선에서 후불제 모델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의 상조업 진출 가능성도 거론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이 상조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금산분리 완화가 확대되면 보험사뿐만 아니라 은행도 상조 상품을 금융 프로그램의 하나로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기존 상조업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시장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상조업체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보람상조나 프리드라이프 같은 기존 대형 업체들은 신규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당장 위협적으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보험사나 은행이 본격적으로 상조업에 뛰어들 경우 시장의 판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