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영 더봄] 댄스는 무조건 건강에 좋다?
[강신영의 쉘위댄스] (71) 몸에 무리가 되는 춤이라 여겨진다면 나에게 맞는 춤인지 즉시 점검해 봐야 시니어에겐 왈츠가 가장 바람직한 춤
건강을 위해서 댄스를 시작했다는 사람도 많다. 댄스는 생활체육이니 걷기나 달리기처럼 일상화하면 건강에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얼마 전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라는 ‘셔플댄스(Shuffle Dance)’에 도전해 봤다가 내 나이에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 포기했다. 아무리 댄스스포츠 10종목과 라틴 클럽 댄스 등 여러 가지 댄스를 접해 봤다 해도 셔플댄스는 또 다른 장르의 댄스 스텝이었다.
5년 전이라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창 댄스를 하던 시기였으므로 새로운 댄스라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3년 이상 쉬다 보니 몸이 많이 둔해졌다. 나이도 이제 고령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마음만은 자신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정형외과 의사들이 말하는 경고가 와닿았다. 내 나이라면 무릎 관절의 연골판이 1mm 정도로 얇아져 무리하면 큰일 난다는 것이었다.
그전에도 ‘벨리댄스(Belly Dance)’에 도전해 본 적이 있다. 젊었을 때였으므로 체력적으로는 무리가 없다고 자신할 때였다. 그러나 벨리댄스는 복부와 골반을 중심으로 하는 움직임을 돋보이게 하는 댄스라서 남자인 내가 하기에는 무리였다.
여성들은 골반이 잘 발달하여 있고, 허리가 잘록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시각적인 차이가 있었으나 남자인 나로서는 허리도 굵고 골반 동작을 돋보이게 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골반 동작을 돋보이게 하고 싶어서 한쪽 골반을 무리하게 뒤틀었더니 허리에 통증이 오는 것이었다. 물론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했으면 허리도 유연해지고 건강에 좋은 면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탭댄스(Tap Dance)’도 3개월 코스를 한 학기 동안 열심히 했다. 신발 바닥에 붙은 금속판을 이용하여 발을 바닥에 두드려 리드미컬한 소리를 만드는 춤이다. 그런데 나보다 한 학기 먼저 시작했던 시니어들이 무릎이 아파서 큰일 나겠다며 그만둔다고 했다.
탭댄스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는 스텝 만으로 했으면 운동 효과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 탭댄스는 강사도 젊은 사람인 데다, 빠른 템포에 몸의 방향을 갑자기 반대로 돌리는 역동작이 많이 들어가는 스텝으로 지도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릎에 무리가 간 것이다.
댄스스포츠에서도 자이브를 배우다가 무릎이 아파서 그만두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빠른 템포로 소위 방방 뛰는 스텝을 구사하다 보니 무릎에 무리가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자이브를 배운 환경이 쿠션이 있는 마룻바닥이 아니라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방방 뛰다 보니 무릎에 충격이 간 경우가 많았다.
강사들이 소위 ‘풋워크(Footwork)’라는 발바닥을 경시했기 때문이다. 발바닥의 앞꿈치와 전체로 이어지는 ‘볼볼 플랫(Ball-Ball-Flat)’을 중시해서 가르쳐야 하는데 그냥 음악에 겨우 맞춰 방방 뛰는 모습만 칭찬하다 보면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그런 결과가 올 수 있다.
그럴 바에야 사교댄스의 지터벅이 미끄러운 바닥에서 사뿐사뿐 스텝을 밟으니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솔직히 사교춤의 운동 효과는 대단하지 않다.
댄스와 건강을 논할 때 좋은 환경, 좋은 강사가 필수이며 자신의 나이나 건강 상태도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서 댄스를 한다는데 과연 내게도 좋은 효과를 줄지 무리가 되어 해가 될지는 잘 판단해 봐야 한다.
시니어들에게는 슬로 왈츠가 가장 무리가 없고 운동 효과도 높은 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 스텝인 박스 스텝(Box Step)만 익숙해지면 무난하게 플로어 한 바퀴는 돌면서 멋진 춤을 출 수 있다. 한 바퀴를 같은 루틴으로 반복하는 방법도 있고, 두 번째, 세 번째 바퀴로 이어지면서 왈츠의 다른 루틴으로 다양한 스텝을 익히는 것은 또 다른 희열을 맛보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