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KB국민·NH농협은행 부당대출 3875억···손태승 380억 더 있었다
금감원, 지난해 금융지주·은행 검사결과 중간발표 손태승 부당대출 60%는 현 경영진 체제에서 KB국민·NH농협銀 허위 계약서·차주 활용 적발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에서 3875억원에 달하는 부당대출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350억원 외에 우리금융에서 다수의 임직원이 관여된 부당대출 380억원을 추가 적발했다.
4일 오전 금감원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 결과가 담겼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730억원을 비롯해 101건·2334억원, KB국민은행에서 291건· 892억원, NH농협은행에서는 90건· 649억원에 달하는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이 중, 우리금융에서 기존에 확인된 의심대출 외에도 다수의 임직원이 관여된 380억원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전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의심대출은 3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전체 부당대출 730억원 중 338억원은 이미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350억원 중 84.6%가 부실화된 점을 미뤄보면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되고 정상으로 분류됐던 328억원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검사 결과 우리은행에서는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와 사후관리를 소홀히 해 부당대출 1604억원을 취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중 987억원(61.5%)이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된 대출이다. 임직원 부당대출 중 1229억원(76.6%)이 부실화됐다.
KB국민은행에서는 영업점 팀장이 시행사·브로커의 작업대출을 도와 허위 매매계약서 등 서류를 받은 뒤 대출이 가능한 허위 차주를 선별하고, 대출이 쉬운 업종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당대출 892억원을 취급해 금품과 향응을 받은 정황도 밝혀졌다.
NH농협은행에서는 영업점에서 지점장 등이 브로커·차주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거나 여신한도·전결기준 회피를 위해 복수의 허위 차주 명의로 분할해 승인받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대출 649억원을 해준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은 일부 차주로부터 1억3000만원을 수수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면서 "임직원은 은행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와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