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이복현 표 매운맛···우리금융 검사 결과에 촉각
자본비율·건전성·리스크 관리 점검 M&A 승인 변수로 작용할지 촉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주 중 발표할 우리금융지주 검사 결과가 예고된 대로 강경한 내용을 담을지 주목된다. 작년 6월부터 약 5개월간 이어진 검사 결과가 금융권 및 우리금융의 경영 환경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4일 금융지주 및 은행에 대한 주요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KB·NH·신한금융, 토스뱅크 등이 대상이다.
여러 금융사의 검사 결과가 함께 공개되지만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우리금융이다. 작년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5개월 동안 금감원의 상시 검사를 받았다. 6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착수한 뒤 8월에는 추가 검사를, 10월부터는 정기검사를 실시했다. 정기검사는 당초 계획보다 2주 연장되며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손 전 회장의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에 517억 원 상당의 부당대출이 이루어진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지난달 21일 손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금감원 정기 검사로 도출되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관련 금융당국 인가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편입 승인 관련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 평가결과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하고. 편입대상 회사에 적용되는 금융관련 법령에 의한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 등급이 3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이번 경영실태평가에 부당대출 관련 부분이 높게 반영되면 등급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경영실태평가부터는 내부통제 항목 비중이 기존 5.3%에서 15%로 세 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은 당초 작년 12월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인해 새해 초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다시 2월 초로 발표 일정을 조정하며 결과 발표를 미뤘다. 이 원장은 앞서 "위법 행위에 대해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검사 발표가 단순한 내부통제 평가를 넘어 금융사고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포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검사 결과에 따라 다른 금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 브리핑으로 진행되는 이번 발표는 이복현 원장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은행 담당 부원장보가 검사 개요를 설명한 뒤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금융사고뿐만 아니라 자본 비율, 자산건전성, 리스크 관리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금융사고에 대한 후속조치로 그룹 임원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현재 13개 계열사의 임원 및 본부장 193명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그룹 임원 및 친인척의 개인(신용)정보를 사전 등록하고, 해당 정보가 대출 심사 과정에 반영되도록 했다. 대출 취급 자회사에서는 임원 친인척의 대출 신청이 발생하면 즉시 여신 감리부서 및 관련 임원에게 통보되며 해당 대출이 내부 규정과 절차에 맞게 이루어졌는지 철저히 점검할 방침이다.
윤리경영실 관계자는 “이 제도는 임원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친인척이 대출을 청탁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장치”라며 “금융권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인 만큼 철저히 운영하고 향후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