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동결'에 韓도 영향···시중銀 "대출 금리 인하 예정대로"
FOMC "인플레이션 다소 상승" 언급 시중銀, 경기 고려해 대출금리 내릴 듯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인하 속도도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관련 선택지도 줄어들었다. 시중은행은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9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흐름을 중단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는 물가 상승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발표 이후 공개한 성명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상승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반면 지난 11월 FOMC 성명에서 언급됐던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진전 중"이라는 표현은 삭제됐다.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 인하를 천천히 진행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국은행의 선택지도 제한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경기 상황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한미 간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서 환율 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금리 차는 1.50%포인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가산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해 대출 금리 낮추기에 돌입했던 바 있다.
경기가 악화하고 서민의 이자 부담 확대에 따라 기준금리는 동결되더라도 대출 금리는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대출 금리는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