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 더봄] 초고수 투자자는 이런 사람들이다

[강정영의 평생부자되기] 블루칩 저가에 매수하여 오랫동안 묵혀두는 것이 초고수들의 고수익 비법

2025-02-03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주위에서 어떤 주식 종목에 투자해서 두세 배 먹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정말 투자를 잘하는 사람일까. 어쩌다 몇 번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으나 주식 하는 개미들의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의 제목처럼 가벼운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다.

그럼 어떤 사람이 투자의 고수란 말인가.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주식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는다. 몇 배 먹었다고 떠벌리지도 않고 돈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한번 사면 자주 매매도 하지 않으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사람들이다. 차림새도 수수하고 화려하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진짜 고수들의 전형적인 타입이다.

주식 초고수들은 우량주를 매수, 잊어버리고 묵혀두는 장기 투자자들이다. /픽사베이

그들은 어떻게 투자할까. 한마디로 말하면, 요지에 땅이나 집을 사서 묵혀두는 것처럼 주식도 ‘오래오래 장기투자’하는 분들이다.

매수하면 잘 팔지를 않고, 폭락할 때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다. 최근에는 미국의 초우량주 블루 칩에 일찍 눈을 떠서 보유한 분 중에 많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를 무조건 사서 모으는 분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 주식으로 갈아탔다. 어디를 가면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부자들 돈을 관리해 주는 도심의 PB 센터에 가면 그런 분들이 좀 있다. 그들은 개인 신상이 노출되기를 매우 꺼린다. 돈 냄새를 맡으면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우량주식을 ‘사서 묻어두고 잊어버리는 장기투자’를 선택할까. 오래 묵혀두면 자산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평생 보유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30대, 40대에 샀다면 약 40년, 50년을 보유하는 셈이다. 일시 폭락했다고 시세 때문에 파는 경우는 없다. 평생 몇 번, 자녀 결혼이나 간혹 목돈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디 그런 사람이 있냐고? 꽤 있다. 몇 년 전 미국에서 평생 주유소 종업원과 백화점 경비로 일했던 로널드 리드(Ronald Read)란 분이 있다. 92세로 돌아가시면서 800만 달러(약 115억원)의 자산을 남겼다. 그중 600만 달러(약 90억원)은 그 지역 병원과 도서관에 기부하면서 미국 사회에 큰 화제를 일으켰다.

그 이유는 월급이 얼마 안 되는 소박한 일을 했지만 검소한 생활로 큰 재산을 지역사회에 기부한 때문이었다. 남긴 자산은 대부분 주식이었다. 의료, 통신, 공공서비스, 은행, 운송 및 소비재 분야의 대표적 블루칩 종목을 분산하여 보유했다고 한다.

고졸 출신으로 제대 후 20대 초반부터 일을 시작했지만 월급은 미국 직장인들 평균 이하였다. 즉 월급 저축으로 그 큰돈을 모으기는 불가능한 금액이었다. 40대 이후부터 주식을 사서 모았으며 40년, 50년 동안 블루칩을 꾸준히 사서 평생 모아온 장기 투자자였다. 종목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수십 배씩 불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였다.

워런 버핏은 애플 주식을 2016년 한 주에 24여 달러에 매수하여 2024년 그 10배인 230달러에 팔아 약 10배의 이익을 거두었다. 빅테크 기업을 싫어한 그가 애플 주식을 20년 전에 매수했다면, 지금 수익은 220배가 되었을 것이다.

분당 PB센터에서는 어떤 분이 엔비디아 주식을 10여 년 전에 매수하여 지금 약 200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그도 주식을 매수하면 여간해서 팔지는 않는다고 한다.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깨우쳐야 큰돈을 만질 수 있다. 주식도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집을 매수할 때는 위치, 가격, 구조 등등 오랫동안 꼼꼼하게 따져서 신중하게 매수를 결정한다. 그러나 일단 집을 사고 나면, 뉴스에서 집값이 하락하거나 폭락한다고 하여 바로 집을 매물로 내놓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10년, 20년 이상 오래 보유하기 때문에 수도권 어지간한 곳이라면 대충 서너 배씩 가격이 상승한다. 10배 이상 뛴 곳도 있다.

그런데 주식 매수를 부동산처럼 그렇게 꼼꼼하게 따져서 매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뉴스에서 해당 기업이나 업종의 전망이 흐리다고 하면, 공포에 서둘러 팔기가 십상이다. 그런 식으로 투자를 했다면 10년 이상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한국 시장에서는 손해를 안 봤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미국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지난 10년간 약 4배 상승하였다. 다우존스는 그사이 2.5배, S&P 500은 약 3배 올랐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각각 25~40% 상승한 것이다. 미국은 종합지수 장기투자만 했더라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조지 소로스와 같이 헝가리 출신,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는 ‘주식을 매수하면 즉시 약국으로 가서 수면제를 산 다음 5년 이상 잠을 푹 자라’고 조언한다. 그만큼 일반 투자자들의, 주가가 일시 폭락하면 견디지 못하고 팔아버리고 마는 속성을 간파한 말이다. 그렇게 투자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이다.

진득하게 오래 들고 갈 확신이 들지 않으면, 아예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벌겋게 달아오르는 인기 업종이나 종목을 남들 따라 매수했다가 하락장에서 공포에 던지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하면 손실만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섹터나 종목이 좋다고 예측하고, 그 주식을 산 후에 단기적인 흐름을 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출렁대며 파도타기를 하는 주식의 속성을 감안하면 꾸준히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 그래서 ‘사면 오래 묵혀두고 시세를 무시하는 전략’이 최고의 전략인 것이다.

주식도 부동산처럼 신중한 판단으로 매수, 장기로 보유해야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다. /픽사베이

요약하면, 주식도 부동산을 매수하듯 신중한 판단하에 매수해서 장기로 가져가야 한다. 오너의 경영 능력, 기업의 장기 성장성, 매수 시점에 주가의 적정성(낮은 per) 등을 판단하여 매수하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저가 매수’이다. 장기 성장성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매수했으면 평생을 보유한다는 마음으로 폭풍이 몰아치든, 경기침체가 오든, 외환위기나 지구 저편에서 전쟁이 일어나든, 계엄이 발동되든, 시세 변동 무시하고 평생 들고 가는 전략이 ‘큰돈’을 모으는 비법이다.

이것은 투자의 고수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앙드레 코스톨라니 등등 투자의 초고수들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투자 기법이다. 시세의 등락을 무시하고, ‘블루칩을 평생 보유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보기를 바란다. ‘월가의 전설’ 피터 린치가 강조한 말을 소개한다.

“확실한 주식을 찾았다면 시세 관계없이, 끝까지 밀고 나가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내가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