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뭐?···이준석, 허은아 공격하다 '국힘 복귀설' 자충수

당원소환 사유 '국힘 합당 시도' 삭제 논란 이준석, 윤상현과 회동 정황 드러나 역풍 與 대선주자 명태균 리스크 맞물려 변수

2025-01-29     이상헌 기자
지난해 4·10 총선 이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서울 모처에서 회동하는 모습. /제보자

개혁신당이 공중 분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준석 의원의 국민의힘 복귀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초 허은아 대표에게 친여(親與) 행보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펼쳤지만 정작 본인이 국민의힘과의 재결합을 노린다는 역공을 받으며 자충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까지 개혁신당에서 진행된 허은아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사유에는 허 대표가 국민의힘 복귀를 시도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가 뒤늦게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당초 당원소환의 명분으로 허 대표의 ‘모당 복귀설’을 내세웠으나,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거나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서둘러 해당 부분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돌아가려 했다는 프레임을 씌우려던 시도가 노출되면서 정작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관계 복원을 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증폭되는 계기가 됐다. 이준석 의원 측이 허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설정한 프레임이 스스로를 향한 의혹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특히 이준석 의원이 지난해 ‘명태균 사건’ 직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회동했던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최근 그의 행보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본지가 회동 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해당 시점은 뉴스토마토가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보도한 지난해 9월 4일 이전 시점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이준석 의원의 오른편에는 최측근 김종식 씨, 왼편에는 천하람 의원과 조용환 보좌관이 자리했고 맞은편 중앙에는 윤상현 의원이, 그 옆으로 이주영 의원이 함께한 모습이 포착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회동이 단순한 만남이었는지 아니면 명태균 게이트로 비화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당시 당대표(이준석)와 공관위원장(윤상현)이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통화 녹음에 따르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이 윤상현 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김영선 후보의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지지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이준석 의원과 윤 의원의 회동이 단순한 정치적 회합을 넘어 국민의힘 복귀를 위한 사전 조율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선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4·10 총선에서 100만 표를 끌어간 개혁신당의 2030 지지층을 끌어 안기 위해 이준석 의원을 품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권성동 의원실 사정을 잘 아는 국민의힘 한 보좌관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2030 세대가 자발적으로 나오면서 아스팔트에선 세대 통합이 이뤄지고 있지만, 당내에선 에펨코리아(펨코)나 디씨인사이드 갤러리 익명 게시판 기반의 이준석표 세대포위론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개혁신당이 독자 노선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경우 국민의힘과 손을 잡는 시나리오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미지만 개혁신당 내부 분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측의 연대 논의가 본격화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난 24~25일 진행된 당원소환 투표에서 찬성이 91.93%에 달했으나 허 대표는 해당 절차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한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이준석 의원의 복당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2030 남성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의 주축이 되면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이준석 의원이 과거처럼 청년층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내 유력주자들이 논란에 휩싸인 명태균 게이트 이슈에 한중심에 이준석 의원이 있다는 점도 연대를 방해하는 요소다. 김소연 법무법인 황앤씨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대선 경선을 치른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시 캠프 핵심이 여론조사를 명태균씨에게 의뢰했던 처지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측근 김한정씨가 명태균씨를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3자 구도로 승리할 수 있다며 단일화를 만류하는 권유를 굽히지 않은 배경에 명태균의 조작된 여론조사 자료 개입이 있었다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허 대표측은 당장 이준석 의원 측이 제기한 '국민의힘 합당설' 공세를 역이용해 오히려 이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고려하고 있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나섰다. 정재준 당대표 비서실장은 해당 사진을 포스팅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허은아 대표가 국힘과 합당 추진한다며 당원소환한다더니 이 사진은 뭐고 최근 그 소환사유가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는 뭐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