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등장에 엔비디아 필두로 나스닥 '추락'···"과민 반응" 진단도
최신 AI 개발 비용, 美 기업 10분의 1 엔비디아 주가 하루 만에 17% 떨어져 톰 리 "팬데믹 이후 최악의 과민 반응"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적은 비용으로 챗GPT에 맞먹는 성능의 AI 기술을 선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뉴욕 증시가 요동쳤다. AI 관련 기업들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반도체 관련 종목들은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반면 안정적인 전통 산업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7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89.33포인트 상승하며 44713.58로 마감했다. 하지만 기술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8.96포인트 하락한 6012.28, 나스닥 종합지수는 612.47포인트 급락한 19341.83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뉴욕 증시 참여자들은 미국이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중국의 딥시크가 챗GPT와 비슷한 성능을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구현했다는 소식에 '공황매도(패닉 셀)'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딥시크는 최신 AI 모델인 딥시크-V3를 개발하는 데 약 7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비슷한 기술을 개발할 때 사용하는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 여파로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락했다. 반도체 업종의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15% 하락하며 작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브로드컴은 17.4% 떨어졌고 마블테크놀로지는 19.1%,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1.7%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AI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시가총액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97%포인트 폭락한 118.42 달러(17만228원)에 마감했다. AMD(-6.37%), 퀄컴(-0.54%), ASML(-5.75%) 등 다른 반도체주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이에 시가총액도 2조9000 달러를 기록하며 3조 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 24일과 비교할 때 5890억 달러(846조6873억원)가 사라진 것. 이날 시총 감소분은 뉴욕 증시의 역대 단일 기업 감소분 중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톰 리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리서치 책임자는 이런 매도세에 관해 "팬데믹 초기 이후 최악의 시장 과잉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폭락이 과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AI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