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박은정 '여검사 듀오', 尹 구속에 사이다 언행 주목
불의에 맞서며 검찰 개혁에 앞장 林 한직 발령, 朴 해임 징계 겪어 "尹 총장 교도소행 이미 확신해"
계엄·탄핵 국면에 진보 진영에서 여검사 두 명이 화제로 떠올랐다. 임은정 대전지방검찰청 부장검사와 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다.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행보 탓에 풍파를 겪기도 했는데 윤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마침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임은정 검사의 충격 증언 "윤대통령께선.."> 제목의 쇼츠 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260만회, 댓글 4808개를 기록했다. 영상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한테 '이XX' 이런 얘기를 쓸 수 있는 검찰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임 검사는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선 그렇게 하십니다"라며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은 "임은정 검사님 존경스럽습니다. 힘차게 끝까지 응원할게요"라고 댓글을 달아 좋아요 4800개를 받았다. "강단 대단하십니다"라는 댓글은 좋아요 3400개를 받았다.
임 검사는 2007년 3월 광주지검에서 일명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았다. 2012년 9월 민청학련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던 박형규 목사의 재심 공판에서 검찰 상부의 백지구형 지시를 무시하고 무죄를 구형해 주목을 받았다. 법무부는 정직 4개월 처분을 내렸으나 임 검사는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가 조국 사태 때 "검찰은 검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권교체 후에는 한동훈 법무부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로 전보됐다. 2022년 7월 첫 번째 단독 저서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출간해 교보문고 정치 사회 분야 1위에 올랐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검찰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 온 10년의 기록과 다짐을 담았다.
임 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내정될 당시 직접 당부의 말을 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18일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 출연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윤석열 검사장님한테 (총장) 내정된 상태에서 '한동훈 버려라', '신자용 버려라' 이런 식으로 정치 검사를 버려야 된다. '검사장님이 검찰개혁의 마지막 희망이다'라고 메일을 보냈었는데 그전에는 답장이 왔는데 그건 메일은 열어보고 답은 없으시더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기구한 운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연수원 1기수 선배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증인 신분으로 만났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 첫 질의자로 나서며 임 검사에게 “역사상 최초로 진행되는 검사 탄핵 조사에 용기 있게 출석해 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증인도 저도 검찰에서”라고 말을 이어가던 박 의원은 순간 울컥하면서 목이 메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둘 다 검찰에서) 감찰을 담당했었고,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가 극도로 계속해서 진행되던 조직이었다. 김학의 동영상이 나와도 김학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던 조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검사 시절인 2020년 1월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임명돼 윤석열 총장 감찰 업무를 담당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사건에서 법원이 징계효력 정지를 결정하자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3월 법무부는 부장검사였던 박 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을 이유로 해임했다. 이에 박 의원은 "보복 징계"라며 반발했고 4월 조국혁신당에 인재로 영입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박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 활동을 하며 '얼음 공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날카로운 논리로 윤석열 정부 관료를 추궁해 얼어붙게 만든다는 의미다. 마른 체구여서 약해 보이지만 실제로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이화여자대학교 재학 시절 교내 태권도 동아리 '이화태권'의 회장을 3년간 연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구속되자 박 의원은 금고 이상을 형을 받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박탈하는 내용의 이른바 '전두환 방지법'을 대표발의했다. 윤 대통령 유죄를 겨냥해 내란 및 외환의 죄를 범한 전직 대통령은 경비와 경호를 포함한 모든 예우 적용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으로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3차 변론 기일에 나와 윤 대통령을 마주했다. 박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검찰에 있던 이후로 멀리서 행사에서는 본 적이 있지만 오늘은 참 가까이에서 모습을 처음 봤다"며 "연신 막 불안한 모습, 몸을 계속 움직이면서 체포 구속된 지 이제 며칠 지나니까 현실을 좀 인식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임 검사도 계엄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그는 지난달 계엄 후 보름이 지난 18일 TJB 대전방송에 나와 "윤석열 총장님으로서 제가 대검에서 모시면서 저는 알았다"며 "이분의 끝은 구속이고, 이분의 끝은 판결문에 피고인으로 이름이 남을 것이고 교도소에서 오래 사실 것이라는 것은 확신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법을 지키는 조직이 아니라 법을 적용하는 조직이다. 그렇게 사시다가 대통령이 되셔서 온 국민들이 그걸 보게 됐으니까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의 실체를 보게 된 것"이라며 "(계엄도) 원래 하시던대로 하신 것이고 검찰에 있을 때도 그런 권력을 오남용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으셔서 쿠데타 이야기를 조금씩은 하셨다. 원래 난폭한 폭군 같은 느낌이 좀 있으셔서 저는 (이번에) 놀랍지는 않은데 국민들은 놀라 하시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