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녕 더봄] 사소한 인사의 놀라운 힘
[최인녕의 아들에게] 상대를 존중하고 나를 빛나게 하는 최고의 습관이 인사
아들아, 오늘은 내가 살아오면서 배운 아주 작은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인사’에 대한 이야기다. 언뜻 생각하면 별거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경험한 일들을 통해 이게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알게 되었단다.
“제가 언제요?” 내가 부서장으로 일했던 어느 날, 나는 부서 직원에게 어이없어서 되물었단다. 당시 직원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가 평소에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거야.
솔직히 나는 기억이 전혀 안 나서 깜짝 놀랐지만, 직원은 장소와 시간을 또렷이 기억하면서 조목조목 이야기를 했단다. 그때 나는 변명 반, 사과 반으로 넘어갔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단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시간이 흘러 내가 대표로 일할 때 비슷한 일이 벌어졌단다. 영업팀 직원 몇 명이 퇴사 의사를 밝혔고, 각각의 퇴사 이유를 들어보니 팀장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적인 이유였어. 처음에는 퇴사 이유가 어이없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 회사에서 하는 인사가 뭐 그리 중요하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퇴사를 결심한 직원들과 면담하면서 깨달았단다. 인사를 받지 않는다는 게 무시당한다고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그 사람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도 있다는 걸 말이다.
돌이켜보니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단다. 아침마다 출근해서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인사를 하면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곤 했단다. 만약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아무 반응이 없다면? 처음에는 바빠서 그럴 거로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내가 뭘 잘못했나?' 하고 고민하게 되고, 결국엔 '나를 싫어하나?'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더구나. 그런데 반대로 인사를 기분 좋게 받아주면 그날 하루가 훨씬 가벼워지기도 했단다.
아들아, 사람을 만난 첫 번째 짧은 순간에 상대방에게 나는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단다. 사람이 누군가의 인사를 받아준다는 건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야. 이걸 통해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팀장이 팀원들에게 인사를 받지 않는 태도가 팀 분위기와 팀원의 동기부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 사소함이 더 큰 조직의 리더가 되었을 때 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단다. 그땐 내가 리더로서 부족했던 점이 많았던 것 같다.
이후로는 나도 많이 바뀌었단다. 때로는 인사 타이밍을 놓쳐서 뒤늦게라도 다가가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혹시 또 누군가를 소홀히 대하지 않았나 돌아보곤 해. 나의 경험으로 배운 걸 너는 미리 알았으면 좋겠단다.
아들아, 사람을 만나면 눈을 마주치며 얼굴에 반가운 온 마음을 담아 먼저 인사를 하거라. 이렇게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면 상대방도 존중받는 기분이 들고, 너도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거야. 1초 인사로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너 자신을 어필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가성비 좋은 소통 방법이 있을까?
인사하는 사소한 습관을 통해 사람들과 긍정 에너지를 나누며 유쾌하게 살기를 바란다. 언제나 너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