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집착·무차별 흔들기···민주당 지지율 연일 하락 이유

계엄 이후 처음 국힘이 2%p 역전 尹 탄핵 찬성 중도층 흡수 못 해 내란·외환죄 논란, 카톡 검열 영향

2025-01-16     이상무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해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는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당 지지도에서 12·3 비상계엄 후 국민의힘을 줄곧 앞섰지만 최근 양당 지지도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넘게 정국을 주도했는데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16일 1월 3주 차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35% △민주당 33%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3% △진보당 1% △태도 유보 17% 순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다.

지난 12월 3주 조사에서 양당의 지지도 격차는 13%p 차까지 벌어졌었다. 1월 2주 차 조사에서는 양당의 지지도 격차가 4%p까지 좁혀졌었다. 그리고 이번 주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2%p 앞섰다. NBS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9.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통(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인데도 정당 지지도가 바뀌는 것은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민주당의 입법 내란 폭주가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다른 기관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3.1%p)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 40.8%, 민주당 42.2%로 집계됐다. 4주 연속 민주당은 하락세, 국민의힘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한 결과 여야 지지도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3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3주 전과 비교해 국민의힘은 10%p 오른 반면 민주당은 12%p 떨어졌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실패 호재를 맞아 윤 대통령 탄핵과 체포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전략을 일관되게 해왔다. 그 효과가 초기에는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고 오히려 역풍이 부는 모양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자신을 중도층이라 밝힌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은 계엄 전후 51.0%에서 최근 45.0%로 떨어졌다. 중도층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비율이 70%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중도층의 높은 탄핵 여론을 흡수하지 못한 셈이다.

민주당이 추진했던 '줄탄핵' 과정에서 경제 위기 극복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에 조기 대선을 목표로 탄핵을 서둘렀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무리수가 논란이 되며 정국은 요동쳤다. △내란죄 철회 △외환죄 추가 △여론조사 기관 고발 △카톡 검열 등이다. 탄핵 사유에 내란죄가 빠지면서 명분이 줄어들어 여권은 국회 재의결이 필요하다고 반격을 가했다. 내란 특검에 윤 대통령의 외환 혐의가 포함된 것은 군의 통상적인 작전·훈련도 ‘북풍 몰이’로 매도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또한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여론조사 기관을 고발하기로 하자 선택적 잣대가 문제가 됐다. '민주파출소'를 만들어 ‘카카오톡 등을 통해 가짜뉴스를 퍼 나르면 내란 선동으로 고발할 것’이라는 방침은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이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성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현 국면을 해결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이는 것에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라고 자성했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이 체포되자 환영하는 대신 "야당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어떤 성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 국민적으로 참 가슴 아픈 일 아니겠나"라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에 "2016년 박근혜 탄핵 때 보수는 지리멸렬했는데 이번엔 학습효과로 지지자들이 한남동 관저로 모였다"며 "우리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권력자가 힘을 마구 휘두르는 것'인데 민주당이 정국에 불을 지르려는 시도는 국민들의 반발을 살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