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이어 포스코도 해외로···"한국서만 공장하라는 법 있나"

美 진출은 경제안보 중시 기조가 변수 포스코 인도 우회로 찾아 현지화 착수

2025-01-16     이상헌 기자
현대제철 직원들이 고로에서 철을 제련하는 모습 /현대제철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한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현지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철근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속에서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생산 체계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근 수요 감소로 가격이 2021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감산을 단행했다. 이에 더해 철강사들은 현지 수요가 충분한 국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수익성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철강업계 '빅2' 가운데 미국 시장 공략에 앞선 것은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앨라배마와 지난해 완공된 조지아에서 자동차용 강판 가공 공장(Steel Service Center)을 운영하고 있으며, 트럼프 2기 출범에 발맞춰 미국 내 직접 공장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연간 1800만~1900만t의 철강 제품을 판매 중이며, 이 중 약 500만t은 자동차용 강판이다. 특히, 자동차용 강판의 약 20%는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다.

다만, 현대제철의 미국 진출에는 몇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US스틸의 일본제철 인수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경제 안보를 중시하는 미국 정부의 기조 속에서 주 정부와의 협상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 역시 신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를 계기로 미국 진출을 검토한 바 있으나 트럼프의 강경 기조에 밀려 기존에 공을 들여온 인도 시장 공략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손잡고 인도 내 연산 500만t의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추진 중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에서 생산한 소재를 해외 생산 기지로 수출하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8월 해외영업팀을 신설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겨냥한 수요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아그룹은 미국 텍사스 템플시에서 특수합금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방산·우주·항공용 소재와 같은 부가가치 높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